건강과 행복 그리고 성공까지…열쇠는 ‘절제’
건강과 행복 그리고 성공까지…열쇠는 ‘절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2.0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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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1월 초 동네 헬스장 앞의 그 많던 차들은 한 달도 채 못 돼 확연히 줄었다. 연초 한산하던 먹자골목은 다시 밤새 술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길거리 흡연구역도 담배 연기가 자욱하다.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운동이나 금연, 금주 등을 결심했을 테지만, 매해 그렇듯 대부분이 작심삼일로 끝난다. 독자들은 1월 초 다짐했던 목표들을 지금도 지키고 있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설사 거창했던 결심이 어긋났다고 하더라도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절제력’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저자 대니얼 액스트는 책 『자기절제사회』에서 현대인이 절제하지 못하는 이유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는 “우리는 단지 멀리 있는 것보다 가까이 있는 것의 가치를 약간 더 높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가까이 있는 것에 터무니없을 만큼 높은 점수를 준다. 한마디로 사람은 즉각적인 보상을 과도하게 선호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까지 인간이 진화해온 환경에서는 삶이 불확실했다. 예를 들어 소중한 고기를 보관하거나 냉장할 믿을 만한 체계가 없는 상태에서 미래 지향성이 지나치다면 효과적인 선택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인의 절제력 부족을 사회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한 이도 있다. 크리스천 심리학자 윌리엄 바커스는 책 『절제의 자유』에서 “우리 모두 안에 ‘나는 원한다. 지금 당장!’의 태도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다”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억제는 불필요할 뿐 아니라 좋은 것도 아니라는 메시지에 강력하게 노출돼 있다. 매스컴에서는 충동과 감정과 욕구들을 자유롭게 펼쳐두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즐기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되고 고통은 불쾌하고 규칙에 어긋난 것이며 그것을 참아서도 안 되고 사소한 것을 기다려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행동경제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학자 리차드 탈러의 책 『넛지』는 절제로 대표되는 인간의 ‘자유의지’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으로 시작한다. 인간이 하는 선택은 모두 직간접적으로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어떤 선택은 ‘선택 설계자’들의 설계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절제는 인류에게 무의미해 보인다. 그러나 이 세 저자 모두 ‘절제’의 효용을 역설할 뿐. 대니얼 액스트는 현대인이 절제력 부족으로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해 겪는 건강 문제를 지적하며 절제를 “현대인의 건강과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과제는 진정으로 선호하는 바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우리가 (진정으로) 선호하지 않는 끈질긴 유혹에서 이 결정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윌리엄 바커스는 여러 가지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절제가 건강이나 진정한 행복과 직결돼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절제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계획에 대해 쓰기 ▲목표를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정하기 ▲누군가에게 말하기 ▲행동의 결과를 인지하기 ▲절제했을 때 마땅한 보상을 주기 등을 제시한다. 리차드 탈러 역시 『넛지』의 전반에 걸쳐 절제력이 부족한 인간을 최대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쪽으로 이끄는 방법을 설명한다.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절제력을 성공과 연결 짓는 이도 많다. 밑바닥 인생이었지만 절제를 통해 끝내 성공할 수 있었다는 일본의 운명학자이자 사상가 미즈노 남보쿠는 책 『절제의 성공학』에서 “모든 성공은 스스로 인생을 절제함으로써 완성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절제한 사람에게 성공은 뜬구름일 뿐”이라며 “사소한 절제가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절제해야 돈을 모을 수 있고, 건강할 수 있으며, 간절한 소망을 이룰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쉬운 얘기는 아니다. 어느새 2월이다. 1월에 잃었던 ‘절제’를 되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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