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지는 아직 때 묻지 않은 천진무구한 아이다. 그런 아이가 죽음을, 그것도 가장 사랑하는 아빠의 죽음과 맞서고 있다. 아빠의 죽음이 뭘 의미하는지도 잘 알지 못하지만, 솟아나는 두려움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울음보' 대신 '심술보'로 터트린다. 자주 어울려 노는 동수, 성호, 경수를 괴롭히며 '그 애들이 안 놀아주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댄다. 저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경험하는 자신의 능력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분노를 이 같은 장치로 표현한다. 결국 하늘나라로 떠난 아빠, 그런 아빠와 꿈에서 춤을 추는 솔지는 울음을 참고 살아가는 독자들을 토닥이는 듯하다.
■ 아빠와 함께 춤을
유발 좀머 지음 | 강준오 옮김 | 보림 펴냄│64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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