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기쁨과 슬픔의 변주
[박흥식 칼럼] 기쁨과 슬픔의 변주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19.02.0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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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박흥식 논설위원
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2019년 올해 우리에게 부여된 과제 중 하나는 과거의 절망과 잘못된 적패를 청산하고 미래의 희망과 기쁨을 찾는 데 있습니다. 불현듯, 지금 우리 사회는 양극화, 불평등, 극단주의, 혐오와 차별, 위기와 절망, 폭력과 환경파괴, 가짜뉴스의 공론장이 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진실을 추구하고 폭력을 반대하며 인권을 위해 살아온 여든 살 한 어른이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사회는 곳곳이 골고다 언덕이야”라고 말합니다. “나는 매일 싸우고 있어, 거짓과의 싸움이지, 불법, 탈법, 편법, 폭력과의 싸움”이라고 외칩니다. 어째서 우리 주변은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 차 있다고 느껴지는 것일까?

그 어른은 그동안 당신의 인생을 고스란히 불의를 폭로하고 진실을 거울삼아 권력과 힘에 대항해 싸워왔습니다. 그런 그가 지금 살아있음이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의 망가진 몸이 치욕의 상처라고 내뱄습니다. 거짓과 싸워 마침내 거짓을 우리 앞에 들춰 내려는 사람 “이것이 희망이야, 싸움은 희망이야”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바깥 현실은 그의 주장에 동의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여기저기서 노동자의 비명이 들립니다. 미지의 이방인들, 다국적 가정의 자녀들은 차별에 내몰립니다. 많은 여성이 성폭력과 가정폭력에 시달립니다. 정치인들은 서로의 이해충돌로 다툼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아닌 직업인으로서 은퇴한 사람들은 은퇴 이후의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사라졌습니다.

부조리한 사회와 이해충돌의 무질서를 바라보며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과 삶 속에서 느끼는 감정 중에서 기쁨의 순간은 언제일까 라는 물음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우리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면 사회는 온통 슬픔처럼 느껴집니다. 시선을 돌려 슬픔의 원인이 혹시 내부에서 일어난 것이 아닐지 자문해 봅니다. 우리의 현실에서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평등, 더 많은 행복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루하루가 기쁨으로 충만하길 기대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기쁨을 잃어버리고 살아왔습니다. 우리가 기쁨을 잃고 슬픔을 안고 사는 까닭은 우리 모두가 진실한 사람이 되고자 몸부림친 진땀의 상처가 아닐는지 모릅니다.

누군가에 빼앗긴 세월, 고통받은 시간, 거절당하고, 힘에 눌린 순간, 이런 과거를 기억에 담아두면 우리에게 슬픔이 짓누릅니다. 하지만 거짓에 맞선 투쟁, 처절한 싸움의 기억을 공유하기에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함께 있습니다. 슬픔도 고통도 함께 나누면 줄어든다고 합니다. 역설적으로 모두가 처절하게 살기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하던 일 잠시 멈추고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반성과 명상의 시간을 가지길 제안 드립니다. 나의 지금 가는 길이 잘못되었다면 즉시 다른 길로 바꾸는 결단도 필요합니다.

하루의 순간을 참과 도덕, 진리와 정의를 위해 살아가는 이기적 이타주의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다시 기쁨을 생각합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열호, 인불지이불온, 불역군자호.” 삶의 즐거움에 대해 공자는 말했습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서 먼 곳에서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이 또한 군자답지 않은가”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시금 논어를 읽고 마음에 새깁니다

“인이불인 여래하, 인의불인 여락하”
“사람이 인(사람을 사랑함)하지 않으면 예를 물어 무엇하고, 
사람이 인(사람이 아름다움을 느끼고, 타인의 고통을 느끼고, 도덕을 지킴)하지 않으면 즐거움을 물어 무엇하랴.”

이제 당신에게 슬픔이 아닌 평화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또한 기쁨과 희망이 충만한 하루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질문드립니다. 오늘 하루 기쁘셨나요? 그 기쁨은 어디서 왔을까요? 당신에게 기쁨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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