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고독한 청소년의 성장기를 통해 ‘슬픔’을 보여주고 그 ‘슬픔’을 사회적인 ‘보살핌’으로 승화하는 소설가 박상률의 소설집이 출간됐다. 소설집의 제목이기도 한 단편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은 창비 고등국어 교과서와 해냄 문학 교과서에도 실렸다.
단편 「이제 됐어?」는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떠오르게 한다. 일류 대학에 보내기 위해 딸을 억압하는 엄마에 의해 딸은 로봇처럼 공부만 한다. 엄마가 만들어낸 ‘나’가 아닌 진정한 ‘나’ 찾기 위해 하는 딸의 선택이 인상 깊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은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는 듯한 짝사랑 이야기다. 짝사랑하던 아이에게 직접 만든 시집을 선물한 주인공은 20년 후에야 그 시집을 건네받게 된다. 그 이유는 자신의 짝사랑만큼 절절한 무언가 때문.
「가장의 자격」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한 고등학생이 주인공이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없이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한다.
「너는 깊다」는 공부는 취향의 문제일 뿐 인생을 결정지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 여학생이 여성 원어민 교사에게 호감을 느끼는 이야기를 다룬다. 성적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국민건강영양보급업자가 낚지 못하는 것」에는 ‘남의 개를 훔치는 아버지’라는 독특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정작 자신은 모범이 되지 못하면서 자식은 모범이 되게 하려는 세태를 풍자한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
박상률 지음│특별한 서재 펴냄│168쪽│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