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결심 위협하는 설날을 이겨내려면?... “비밀스러운 욕망을 이용해라”
새해결심 위협하는 설날을 이겨내려면?... “비밀스러운 욕망을 이용해라”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1.28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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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새해를 맞아 서점가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다이어트, 영어공부, 독서 등 새해결심을 이뤄내기 위해 책의 힘을 빌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2018년 12월 17일~2019년 1월 13일) 자격·수험서 분야 도서 매출이 직전 한 달 대비 127% 상승했다. 다이어트를 포함한 건강관리와 취미 도서 매출도 각각 26.5%, 14% 증가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인터파크 사내 임직원 1,300명(응답률 34% )을 대상으로 새해결심을 조사(지난 14~18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57.5%가 자기 계발에 ('어학·자격증 취득' 25.6%, '취미 개발' 20.4%, '독서' 11.5% ) 관심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건강관리'와 '재테크로 부자되기'도 각각 14%, 31.9%로 조사됐다.

새해의 문을 열어젖힌 1월, ‘올해만큼은 기필코 이뤄내겠다’는 굳은 새해결심이 아직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지만 민족 대명절 ‘설날’이라는 큰 고비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위기감을 자아낸다. ‘작심삼일’을 면해보려고 애써 몸과 마음을 추슬러왔지만 설날의 들뜬 분위기와 풍성한 먹거리, 5일간의 황금연휴는 굳은 결심을 무너뜨릴 훼방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김포에 사는 주부 김 모(30)씨는 “돌이켜보면 설날이 큰 고비였다. 다이어트를 위해 아무리 참아 보려 해도 기름진 명절 음식 유혹을 연휴 기간 내내 이겨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이다. 또 매일 철저하게 시간을 할애했던 피트니스 운동과 독서도 연휴 기간에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결국 매년 설날에 새해결심을 포기하곤 했다”며 “매년 설날을 앞두고 정신무장을 해보지만, 여지없이 무너져왔다. 솔직히 올해도 자신은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실 이런 ‘작심삼일’ 현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와 항상 함께해 왔다. 영국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먼 교수가 2007년 영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참여자의 52%(1,560명)가 “새해결심을 지킬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1년 뒤 새해결심을 지켜낸 사람은 그중 12%(187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뇌생리학에서 찾는다. 결심을 행동에 옮길 때 익숙했던 패턴의 변화로 인해 뇌는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 스트레스를 해소해 결심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아드레날린과 코티졸 호르몬의 지속 효과가 3일에 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의 권위자 최창호 박사는 책 『결심중독』에서 “습관이 바뀌려면 최소한 21일 동안 지속해야 하고 63일이 넘어가야 (비로소) 몸에 체화돼 새로운 습관이 된다”며 “이 경지까지 이르러야 삶의 트렌드 내지는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새해결심이 작심삼일에 그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최 박사는 세 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첫째는 심리를 자극하는 유발성, 둘째는 목표 설정 내지는 방향성, 셋째는 유발된 에너지를 지속하는 지속성이다. 다시 말해 결심 달성을 위해서는 확고한 동기가 있어야 하고,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 성취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첫째 요소인 유발성 단계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멋진 몸매를 갖고 싶다’ ‘스마트한 두뇌를 갖고 싶다’ 등 대개 긍정적인 유발요소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후 방향성 단계는 책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해 학원이나 동호회 등에 가입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결심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매일 매일 결단이 필요한데, 이와 관련해 차동엽 신부는 책 『무지개 원리』에서 "긍정적(Positive), 현재형(Present), 개인적(Personal)인 ‘3P’ 문장으로 (의지를 굳게 할 ) 결심 문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는 말 대신 ‘나는 금연가다’라고 말해야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기름진 음식을 먹지 말자’보다 ‘난 멋진 몸매의 소유자가 될 것’이 낫고 ‘학업에 게으르지 말자’보다 ‘영어 잘하고 상식 풍부한 뇌섹녀(남)’가 낫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1년에 책 300권 이상을 읽는 다독가 고영성 작가는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독서의 최대 적인 스크린(스마트폰·TV 등 )과 인터넷의 유혹을 피하는 법을 마시멜로 실험을 통해 설명한다. 그는 “(마시멜로 실험을 진행한 ) 미셸 박사는 두 그룹(마시멜로 유혹에 넘어간 그룹과 버텨낸 그룹 )의 결정적 차이점을 알게 됐다. 마시멜로를 먹어 버린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유혹에 저항하느라 발버둥 친 반면 먹지 않았던 아이들은 엄청난 의지력으로 욕망을 참은 것이 아니라, 마치 눈앞에 마시멜로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결과적으로 유혹에 저항한 아이들은 무너진 반면, 유혹을 어떻게든 피해 간 아이들은 승리를 거뒀다”고 말한다. 독서 방해 요인인 스크린이나 인터넷의 유혹에 저항하지 말고 집에 TV를 없애거나 독서할 때는 스마트폰을 끄는 등 유혹 자체를 피해가라는 것이다.

이어 ‘행동 계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그는 심리학자 피터 골비처의 행동 연구(‘크리스마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우유 한 잔을 마시며 리포트를 작성할 것’ 같은 구체적인 계획 수립 후 33%에 불과했던 리포트 제출률이 75%로 상승 )를 토대로 “어려운 목표일수록 행동 계기는 큰 힘을 발휘한다”며 “아침 일과 시작 전 다이어리에 ‘오늘 언제, 어디서 어떤 책을 얼 만큼 읽을 것인지’ 적어보자. 그것이 행동 계기가 돼 난독에서 여러분을 구원해 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외에도 심리학자 아니트라 카르스텐의 실험(장시간 작업에 팔 힘이 없는 사람도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하는 등의 작업은 가능했음 )을 토대로 “맥락이 바뀌면 새로운 에너지가 생길 수 있다”며 “하나의 책이 지겨울 때 다른 책을 읽으면 이상하게 다시 이전 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이어 ‘인지부조화’를 이용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인지부조화는 두 가지 인지가 불일치할 때 생기는 긴장상태를 말하는데, 우리 몸은 이런 상태를 몹시 싫어하기 때문에 책을 읽으려는 의지와 거부하려는 인지는 어느 쪽으로든 기울어지게 돼 있다는 주장이다. 고 작가는 “책읽기는 대부분 바람직한 행동으로 여겨지고 더 훌륭한 자아상을 반영해 준다. 결국 뇌는 ‘원래 나는 책을 좋아해’라는 식의 자기정당화를 시작하면서 책의 지겨움이 점차 사라지고 재밌어지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고 작가(男)는 인지부조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성이 주로 찾는 카페를 찾아 어려운 책을 읽으며 뭇 여성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자기암시로 큰 효과를 얻었다.

사회 정의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않는다면 조금 부끄러운 마음속 욕망을 새해결심을 지키는 데 사용해 보자. 먼저 그 길을 가본 선구자들이 “그래도 괜찮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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