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동아시아 역사전쟁에서 한국은 어떤가?… 이덕일 『동아시아 고대사의 쟁점』
[책 속 명문장] 동아시아 역사전쟁에서 한국은 어떤가?… 이덕일 『동아시아 고대사의 쟁점』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1.28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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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일본은 극우파들의 조직적 차원에서 역사전쟁에 나서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역사전쟁에 나서는 이유는 명백하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미래의 어떤 시기에 국제 정세가 변해서 다시 군사 침략이 가능한 시기가 되면 한국에 대한 영토 강점의 논리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동아시아 역사전쟁이 미래의 영토전쟁이 되는 이유다. 
이런 동아시아 역사전쟁에서 한국은 어떤가?
중국이 동북공정에 나서자 한국은 고구려역사재단과 그 후신인 동북아역사재단을 만들어 대응에 나섰다. 이 재단이 지금껏 쓴 국고만 4천억원이 훌쩍 넘는다. 중국에서 각종 역사공정에 쓴 돈의 열 배는 넘을 것이다. 그러나 그간 동북아역사재단은 필자가 『우리 안의 식민사관』과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에서 낱낱이 밝힌 대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파의 역사 왜곡을 지원하는 행위를 조직적·의도적으로 자행해왔다. 
이 역사전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국민들은 이 문제에 관한 한 대한민국은 국가가 아니고, 이 나라에는 정부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아니 정부가 없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국고로 중국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파의 역사 왜곡을 지원하는 행위를 반복해왔으니 더 큰 문제다. 주요 정치인·관료들이 역사에 무지한 사맹(史盲)이 이런 반국가적 행태의 숙주다. 
구체적 사례로 국고 10억원을 하버드대학에 상납해 중국 동북공정, 일본 극우파가 왜곡한 한국사를 영문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 배포하려다 민족사학자들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국고 47억원을 지원해 제작한 『동북아 역사 지도』는 식민사학을 추종하는 남한 강단사학계의 적나라한 실상을 드러냈고, 많은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지도는 한사군을 한반도에 그려 중국에 넘겨줬고, 4세기에도 백제, 신라, 가야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그리지 않았다. 반면 같은 시기 일본에는 거대한 야마토왜가 제국으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그렸다. 그래야 야마토왜가 가야 지역을 점령해 임나일본부를 설치했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잇단 지적에도 불구하고 독도는 끝내 누락했다. 심지어 조조(曹操)가 세운 위(魏)나라가 경기도까지 차지했다고 그렸다. 조조가 경기도까지 점령할 군사력이 있었으면 주적인 오(吳)와 촉(蜀)을 무너뜨리고 중원을 통일했을 것이라는 평범한 상식은 통하지 않는다. 이 지도에서 조조의 위나라가 경기도까지 지배했다고 그린 것을 중국의 시진핑이 보고받고,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수도 있다.

『동아시아 고대사의 쟁점』
이덕일 지음│만권당 펴냄│268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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