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갬성’ 쫓으면 돈 들어온다
황금돼지해, ‘갬성’ 쫓으면 돈 들어온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1.25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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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트렌드 코리아 2019』의 독자라면, 이 책에 나온 소비 트렌드들이 진짜로 올해 트렌드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책이 아무리 공신력이 높다고 하더라도 피부로 와닿지 않는 트렌드는 있기 마련. 그럴 때면 이 책에서 제시한 트렌드들이 그저 유행을 만들고 싶은 저자들이 꾸며낸 이야기는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호한 트렌드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명확히 보이는 트렌드는 존재한다. 바로 ‘갬성’이다.

‘갬성’이 유행임은 수치상으로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기간별 검색량 추이를 분석해주는 사이트 ‘네이버 트렌드’에서 ‘갬성’을 검색하면 2016년 1월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 우상향하는 검색량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기간 내(2016년 1월에서 2019년 1월까지) 검색량 최대치를 100으로 설정하면, 2016년 4월에 2였던 검색량이 올해 1월 100에 달한다. 

[사진출처= '네이버 트렌드' 캡처]
[사진출처= '네이버 트렌드' 캡처]

‘갬성’이라는 단어가 주로 출몰하는 곳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 ‘SOMETREND’에서 이 단어를 검색하면, ‘갬성’은 블로그나 여타 SNS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인스타그램에서는 일평균 3,000건에 달할 정도로 언급된다. ‘갬성’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인스타그램 게시물 수는 25일 기준 총 87만5,000개. 
 
그렇다면 이 정체불명의 단어 ‘갬성’은 도대체 뭘까. 안타깝게도 이 단어는 아직 사전적으로 정의되지 않았다. 『트렌드 코리아 2019』의 저자들도 “갬성은 감성과 같은 말이다. 하지만 다른 말이기도 하다. 감성이라고 하면 갬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감성을 굴려서 발음한 갬성은 감성보다 감각적이고 순간적인 느낌을 표현할 때 쓰인다”고 설명했다.  

‘갬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갬성’ 관련 사진을 보는 게 가장 빠르다. 인물 사진, 상품 사진, 풍경 사진 등 ‘갬성’이라는 단어가 붙은 다양한 게시물들의 공통점은 바로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분위기’다. 보통 사진에 분위기나 감각, 감성을 더하면 비로소 ‘갬성 사진’이 완성된다. 

‘갬성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연출’. 여기서 ‘연출’이라 함은 사진에 분위기나 감성을 담을 수 있는 조명이나 소품 등을 배치하거나 장소를 선정하고, 모델처럼 자세를 잡는다거나 특정 카메라 필터를 사용하는 등의 행위다. 사람이나 동물, 사물 등 그 어떤 것을 찍더라도 분위기와 감성을 더할 수 있는 ‘연출’이 없다면 실패다. 그냥 사진이 습작이라면, ‘갬성 사진’은 작품이 돼야 한다. 

‘갬성’이 ‘소비’ 트렌드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갬성’을 지향하는 마케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만 봐도, ‘갬성 카페’ ‘갬성 식당’ ‘갬성 술집’ ‘갬성 맛집’ 등과 관련한 게시물이 수천 개. 지난해에는 ‘갬성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분위기 좋은 을지로 카페들이 유행했고, 일부 전시들은 ‘갬성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해 성황을 이뤘다. 한 인터넷 쇼핑몰은 단지 옷을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홈페이지를 패션 잡지처럼 꾸몄다. 이 쇼핑몰은 ‘갬성 쇼핑몰’이라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갬성 마케팅’의 공통점은 소비자들이 ‘갬성 사진’을 찍을 마음이 들게 하는 ‘연출’이다. 예를 들어 ‘갬성 식당’이라면 분위기 있는 사진이 잘 나올 수 있는 조명과 ‘예쁜’ 접시 등 소품이 갖춰져 있다. ‘갬성 술집’이라면 네온사인 등이 멋을 더하고, ‘갬성 카페’라면 은은한 노란색 조명과 고전적인 가구 등이 있는 식이다. ‘갬성 쇼핑몰’의 경우, 소비자들이 그 옷을 입고 ‘갬성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트렌드 코리아 2019』 저자들은 ‘갬성’ 신드롬에 대해 “과거에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이유 있는 소비’가 만족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쾌락적이고 유희성이 강한 ‘컨셉 있는 소비’가 더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며 “끊임없이 유동하는 감각적인 젊은 세대는 이미지에 열광하고 기능이 아니라 컨셉을 소비한다. 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이해보다 가벼운 터치와 직관적인 감성”이라고 설명했다. 황금돼지해, 돈을 벌고 싶다면 ‘갬성’을 쫓아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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