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운동장을 돌아다니는 바퀴/바큇자국을 물어보며 돌아다니는 바퀴/한줄만 쓰다 멈춘 자전거가 흘리는 저녁/오늘은 당신에게 거울과 공책을 빌려준다/(중략)/한방울 눈시울을 이어주는 모두/빈손으로 옮기는 빗소리.” 수채물감으로 그린 풍경화를 보는 듯한 이 시집은 독창적인 공감각적 표현으로 읽는 이의 과거와 감정을 능숙하게 끌어낸다. 어느 한 줄 쉽게 쓰지 않아 한 줄 한 줄 다시 읽게 되지만, 읽을수록 마치 다른 세계와 맞닥뜨리는 듯하다. 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기인 시인의 시집.
■ 혼자인 걸 못 견디죠
이기인 지음│창비 펴냄│88쪽│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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