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사업은 이기(利己)가 아니라 이타(利他)다!” “직원들을 위해 고개 숙이는 CEO가 당당한 조직을 만든다.” 세계 굴지의 해운사 ‘에버그린’ 그룹의 창업자 창융파의 경영철학이다. 창융파는 이 책에서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굴지의 해운사를 만들어내고, 이타적인 삶을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조망한다.
창융파는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면 일단 마주하라”고 말한다. 벽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 수백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발을 동동 굴러봤자 벽에는 작은 실금조차 가지 않는다. 자신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파고들어 땀을 흠뻑 쏟으며 그 일을 해냈을 때 벽에 큼지막한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30년 넘게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걷는 것이었다. 그는 “남들의 걷는 속도나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사람들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았다”며 “그저 가고자 하는 길을 걷기로 마음을 다잡고 마구잡이로 뛰어들어 한 번에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직원이 회사의 가장 큰 밑천이다. 창융파는 직원들에게 종종 “회사의 돈은 어디서 나옵니까. 바로 여러분이 다 함께 힘을 합쳐 일해서 벌어들이는 겁니다. 나 혼자서 무슨 수로 돈을 벌겠습니까?”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는 회사를 설립하고 몇 년 동안은 직원의 월급을 밀리지 않기 위해 매일 이 은행 저 은행을 전전하며 머리를 조아렸다고 한다.
“이타 경영”이 그가 추구하는 삶의 목표다. 그는 “가진 돈을 좋은 일에 쓸 때 얻는 즐거움은 영원하다”며 “불운으로 실의에 빠진 사람을 도와서 그가 더 나은 삶을 살게 된 것을 알았을 때. 그때의 기쁨은 마음속에 새겨져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즐거움은 돈을 벌었을 때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크다”고 말한다.
『이타경영』
창융파·우진쉰 지음|OCEO 펴냄|208쪽|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