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도 양예원처럼?... “순백하지 못한 피해자”
노선영도 양예원처럼?... “순백하지 못한 피해자”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1.14 18: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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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비난을 쏟아내기에 ‘절대악’만큼 좋은 대상이 있을까? 어린이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악당처럼 순도 100% 악인에게는 원색적인 비난이 쏠린다. 존재 자체가 악인지라 언행의 뒤편에 자리한 ‘악한 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절대악의 피해자에게는 위로와 격려가 넘쳐흐른다. 그들은 절대악의 횡포에 희생된 완벽한 피해자라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 11일에는 ‘왕따 논란’의 완벽한 피해자로 여겨졌던 노선영 선수가 ‘왕따 피해’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왔다. 왕따의 가해자로 지목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김보름 선수가 채널A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스케이트를 탈 때는 물론, 라커룸과 숙소에서도 노선영 선수의 폭언과 괴롭힘이 이어졌다”며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랩타임 30초 안에 들어오라는 감독의 지시를 따르면 노선영이 ‘천천히 달려라’라고 하기도 하고 따로 불러서 혼을 냈다”며 “앞으로도 운동선수 생활을 계속할 텐데, 이 오해를 풀어야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폭로 이유를 전했다. 그간 알려졌던 내용과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면서 큰 논란이 불거졌다.

지금까지 김보름은 ‘왕따 주행’을 주도한 악인에 속했고 노선영은 악에 희생된 무고한 희생자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지난해 2월 19일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김보름·박지우가 뒤처진 노선영을 뒤로하고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노선영은 ‘왕따 논란’의 피해자로 여겨졌다. 당시 노선영은 “팀 추월 경기는 (빙상연맹에게 ) 일종의 ‘버리는 카드’였다”며 “특정 선수들은 태릉이 아닌 한국체육대학교에서 따로 훈련을 받는 특혜를 누렸고 (이로 인해 )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밝히며 자신이 피해자임을 주장했다. 거센 비난이 대한체육회와 김보름에게 쏠렸고 김보름은 올림픽 직후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해 심리 상담 치료를 받아야 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빙상연맹에 대해 특별 감사를 실시해 “김보름·박지우가 의도적으로 가속을 했거나, 일부러 속도를 줄인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으나 여론은 싸늘했다. 문체부 감사 결과에 김보름은 “오해가 조금 풀린 것 같아 마음은 편안하지만,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오해가 많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11개월 만인 지난 11일(인터뷰 촬영은 지난 8일 진행 ) 언론을 통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공교롭게도 김보름의 폭로는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피해 폭로(지난 8일 )와 시기가 겹치면서 심석희에게 쏠린 관심을 분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마주했다. 심석희의 피해를 무마하려고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기획한 일명 ‘물타기’라는 것이다. 반면 “(심석희 사건에 대한 관심이 ) 분산되고 그런 게 어디 있나. 이번 기회에 같이 잘잘못을 가려야지” “노선영에 대해서 냉철한 판단과 사실이 요구된다. 과연 누가 진실일지 기대된다”는 내용의 댓글도 다수 등장했다.

해당 폭로에 대해 노선영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보름 폭로에 ) 어이가 없다. (천천히 달리라는 소리를 들은 게 ) 괴롭힘을 당한 건가”라며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각자 느낌의 차이가 있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후에는 “잘 해결돼야 할 문제(심석희 폭로 )가 있는데 (대중의 관심이 ) 분산되면 안 된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김보름 선수의 폭로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후 해당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면 노선영 선수에게 쏠리는 비난 여론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저한 피해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일부 원인 제공을 한 부분이 있다는 배신감의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누리꾼은 벌써부터 “(김보름 주장이 사실이면 ) 후배가 전 국민적으로 욕먹고 있을 때 피해자 코스프레 한 것”이라며 “김보름이 거짓말한 건지 노선영이 전 국민 상대로 피해자 코스프레로 사기 친 건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성토했다.

피해자를 향한 우호적 여론이 싸늘하게 돌아선 경우로는 양예원의 ‘비공개 스튜디오 촬영회’ 사건이 있다. 지난해 5월 양 씨는 “3년 전 스튜디오에서 성추행과 협박을 당해 신체 노출 사진을 촬영했는데 이 사진이 인터넷상에 유포됐다”고 폭로했다. 당시 양 씨는 포르노에 나올 법한 옷 착용을 강요당해 거부했으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응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으나 해당 촬영 이후 자발적으로 사진 촬영을 요청한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되는 등 양 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정황을 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거센 역풍에 휩싸였다.

이런 거센 역풍의 원인 중 하나는 ‘확증편향의 오류’다. 확증편향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비이성적 행동으로 ‘거대한 힘에 의한 피해자는 일말의 잘못도 없어’라는 인식 역시 확증편향에 해당한다. 선안남 작가는 책 『기대의 심리학』에서 “확증 편향에 빠지는 이유는 우리가 일일이 가려야 할 수많은 정보를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며 “분명한 경계를 세워 모호성이 주는 혼란을 피할 수 있고 새로운 정보가 주는 스트레스를 쉽게 불식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관점을 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해당 기조를 유지하려는 관성이 강해 웬만해서는 관점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무너진 확증편향은 강력한 분노를 자아낸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엘리스 에번스 교수는 “독재자의 아내들은 동경의 대상, 자애로운 어머니 등으로 종종 체제를 선전하는 수단이 된다. 그러나 (연출된 ) 환상이 무너지면 한층 더 큰 (대중의 ) 배신감과 분노가 뒤따른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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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19-01-16 09:51:32
기사에서 돈냄새 풀풀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