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바다에서 쓰여진 역사… 동아시아 700년 문명사
[책 속 명문장] 바다에서 쓰여진 역사… 동아시아 700년 문명사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1.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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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1630년에 네덜란드 상관선이 나가사키에서 두 척의 서양식 갤리언선을 목격했는데, 한 척은 중국 상인의 소유였고 다른 한 척은 일본인의 소유였다. 후자의 배는 중국 상인이 빌려서 항해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는데, 그 배의 항해사는 태평양 항로의 에스파냐선을 오랫동안 타고 나가사키를 왕래하며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무역업에 종사했던 네덜란드인이었다. 이와 같은 배는 어느 나라에 속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23~24쪽>

1250~1350년의 동아시아 해역에서는 몽골이 군사 활동을 전개하는 중에도 중국과 일본 사이의 무역과 남해 무역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군사 활동 자체가 남해 무역에서 통상 진흥책의 일환이라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이를 통해 유라시아의 동과 서, 그리고 육지와 바다에 걸쳐진 거대한 교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원격지 간에 사람과 물품, 정보의 이동이 전례 없이 직접적이고 대규모로 전개됐다. (중략) ‘개방성’이라는 기조는 이 시대에 정점에 달했다고 할 수 있다. <130쪽>

화인 이주의 확대에 따라 동중국해 연해 각지에서는 차이나타운이 급증했다. 현지의 화인 사회는 현지의 정치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들의 지연 네트워크와 혈연 네트워크로 성립되었다. (중략) 화인 네트워크와 경제적 영향력은 널리 남중국해 일대에 미쳤고, 의식주나 신앙 등 생활 문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남겼다. 그 대부분은 복건과 광동 같은 중국 동남 연해부의 서민 문화에서 유래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것을 ‘중국화’로 부르는 일은 거의 없었다. <352쪽> 

16세기의 일본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정보 수집에 힘썼으며 정교하고 치밀한 연구를 한 집단은 예수회다. 그 관심의 동기는 중국인과 조선인의 동기와는 크게 달랐다. 그들에게는 획득한 정보를 기독교 포교 확대에 도움이 되게 할 뿐 아니라, 유럽 사람들에게 이국에서 예수회가 하는 포교 활동을 알리귀 위한 프로파간다적 요소로 삼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정보는 유럽의 지식계급이 강하게 요구하는, 미지의 세계에 관한 지적 욕구를 충족해 주는 효과도 있었다. <246쪽> 


『바다에서 본 역사』
하네다 마사시 지음 | 조영헌, 정순일 옮김 | 민음사 펴냄|404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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