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길고양이 ‘임보’ 일기… 작디작은 생명의 무게감
[리뷰] 길고양이 ‘임보’ 일기… 작디작은 생명의 무게감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1.11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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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어찌 됐든 고통을 느끼고, 생각할 줄 아는 생명이다. 길고양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 생명이 위험에 처해있음을 보고도 무시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도시에는 언제나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가 있다. 신부전으로 몸이 부은 고양이, 구내염으로 아무것도 씹을 수 없어 천천히 굶어 죽어 가는 고양이, 임신한 고양이, 차에 치인 고양이, 영역싸움에서 밀린 고양이, 구조할 고양이가 너무 많아서 어딘가에는 선을 그어야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이라도 살릴 수 있는 사이클을 유지시킬 수 있다.”

저자는 수 마리의 고양이를 ‘임보’한 경험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는다. ‘임보’란 ‘임시 보호’의 줄임말로, 안락사가 임박한 유기동물 보호소의 유기동물이나 그냥 두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길 위의 동물을 구조해 입양처까지 보내기 전까지 잠시 돌보는 일.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어느 중학생이 데려온 새끼 고양이 다섯 마리를 대신 맡아 돌보면서 시작된다.  

생명을 책임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팔등과 손등에 언제나 쉽게 생기는 할퀸 상처처럼 말이다. 특히 생후 한 달이 되기 이전인 새끼 고양이들은 갓난아기를 돌보듯 3~4시간 간격으로 분유 먹이기와 트림·배변 유도를 시켜야 한다. 저자는 “이 기간 동안 인간은 짬짬이 수면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하지만 2주를 넘기면 회복할 체력조차 없어지고, 남는 것은 다크서클과 정신력뿐”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를 맡아 입양 보내기까지의 한 달하고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벌어진 일을 그림일기 형식으로 세세하게 기록한 이 책은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에게도, 구조해 ‘임보’하려는 사람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진짜 가치 있는 이유는 생명의 귀중함에 대해, 그리고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의 무게감에 관해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고양이 임보일기』
이새벽 글·그림|책공장더불어 펴냄|216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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