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부 찾고 때리고 욕하고... 정치인의 품격은 어디에?
접대부 찾고 때리고 욕하고... 정치인의 품격은 어디에?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1.0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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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된사람 난사람 든사람.’ 예부터 선조들은 내면에 지식을 가득 채운 든사람,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난사람, 넉넉한 인품으로 덕이 충만한 된사람으로 구분하면서, 그중에서도 된사람의 가치를 강조했다. 사람이 큰 부를 얻어 유명해지거나 아는 것이 많은 것보다 바른 마음 씀씀이가 중요하다는 도덕적 가치에 기반을 둔 가르침이었다. 뭇사람의 인정을 얻기 위해서는 바른 인품과 그에 따른 언행이 중요하다 가르치며, 그런 사람이어야 비로소 큰일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늘날 소위 나랏일을 하는 정치인 중 된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저급한 언행으로 비추어 볼 때 든사람도 드물어 보인다. 오히려 인격 모독적 발언에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으로 하여금 ‘저런 수준의 사람들이 과연 국민을 대표할 수 있나’하는 의아심과 자괴감을 불러일으킬 때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정치인의 폭언·폭행에 거짓말까지 더해져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기획재정부 근무 당시 본인이 느낀 부조리를 폭로한 신재민 전 사무관에게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재민에게 가장 급한 건 돈(이다 ). 나쁜 머리 쓰며 의인(義人)인 척 위장하고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신 전 사무관의 자살 시도 이후에는 )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등 주관적 관점에서 상대의 인격을 비하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논란을 초래했다. 사실 손 의원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모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손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검찰 수사를 끝내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이 ) 계산한 것”이라고 발언해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에게 “아시안게임 우승이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이번 발언으로 손 의원의 후원계좌에는 항의하는 차원에서 입금한 ‘18(욕설과 동음어 )원 후원금’이 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인의 막말과 관련해 박양신 이미지연구소 소장은 책 『정치인 이미지 메이킹』에서 “신중하지 못한 발언과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과신으로 실언을 남발해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킴은 물론이고 사회문제로까지 키우는 이들이 있다”며 “정치인은 언어에 대한 자제력이 뛰어나야 한다. 정치인은 반드시 자신의 말이 다른 사람,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다각도로 판단한 후에 말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어 최익용 교수는 책 『리더십이란 무엇인가』에서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인 리더들로부터 시작된 품격 없는 언어의 배설은 인터넷, TV, 신문 등을 통해 전방위로 확산된다”며 “‘놈, 쓰레기, 죽을래, 싸가지 없는 새끼’ 같은 말을 함부로 사용해 국민 뇌리에 각인되면서 정치인들은 존경받지 못하고 국민으로부터 불신이 제일 큰 리더 집단이 됐다”고 분석한다.

손 의원과 더불어 비난 여론에 휩싸인 박종철 예천군 의원은 가이드 폭행과 거짓 해명으로 주목받는다. 박 의원의 폭행 혐의는 지난 7일 예천군의회 의원들(예천군 의원 7명+사무국 직원 5명·예산 6,188만원 )의 해외(미국·캐나다 ) 연수 현지 안내를 맡았던 가이드 A 씨가 박종철 의원을 폭행 혐의로 고발하면서 크게 알려졌다. A 씨는 “박 의원이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박 의원은 “일정 탓에 말다툼하다가 손사래 치는 과정에서 얼굴을 맞은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8일 박 의원이 A 씨의 얼굴을 향해 수차례 주먹을 휘두르고 이후 팔을 비트는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되면서 박 의원의 해명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가이드를 폭행하고 거짓 해명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박 의원은 아직까지 A 씨에게 개인적인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으며,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너도 나 때려. 나도 돈 좀 벌어보자”라는 취지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또 연수에 참여한 일부 의원이 여자 (술집 ) 접대부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천군 의원 전원 사퇴’ 요구와 함께 ‘기초의회 폐지 및 해외연수 금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서툰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한 상황을 두고 30여 년간 공직에 몸담았던 정순영 씨는 책 『공무원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에서 “거짓말로 한순간의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다. 그러나 거짓이 어떠한 경우에도 진실이 될 수 없고 진실은 영원히 감춰지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지기 마련”이라며 “정치인과 공직자의 거짓말은 자신만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독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치원생도 친구를 때리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또 잘못한 것이 있으면 먼저 사과를 건네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국민대표로서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인의 모습에서 그런 인식은 비치지 않는다. 된사람과 든사람은 어디 가고 간혹 도덕성은 부족하지만 난사람의 모습에서 유독 품격의 부재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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