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현대인은 많은 심리적, 정신적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이런 문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간이라면 본질적으로 가지는 문제다. 많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때때로 "내 마음인데도 내 스스로 컨트롤이 안 돼요"라는 탄식을 꺼내놓는다. 이때 정신과 치료나 심리 상담 등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지만, 최근에는 예술치료나 미술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일찍이 미술치료의 효과를 경험했던 헤르만 헤세는 "내 생에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처음으로 시도한 그림 그리기가 나를 위로하고 구원하지 못했다면 이미 오래 전에 내 삶은 지속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치료 전문가인 저자는 "건강하고 아름답고 우아하게 나이 들고 싶다면 그림을 그려보라"고 충고한다.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나는 미쳤을 거야." 헤르만 헤세가 40세에 이르러 최초로 그림을 택한 후 직접 한 말이다.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조국 독일이 세상의 비난을 받고 아내와 아들에게 병마까지 찾아온 상황에 좌절한 헤르만 헤세는 정신의학자 칼 구스타브 융을 찾아가 그림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헤세는 파스텔, 유화, 목탄 등 여러 재료로 그림을 그리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았고 후에는 화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헤세는 이후 안정된 마음으로 집필에 전념해 작품 『데미안』, 『클리조어의 마지막 여름』등을 선보였다.
마음의 상처나 자존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정신과 치료나 심리상담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술치료가 각광받고 있고 그중에서도 미술치료가 대중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술치료는 미술과 심리치료 이론을 점목해 자신이 의식하지 못한 채 드러낸 감정을 기각화해 자신의 정서를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표적인 예술치료법으로, 자아의 정서가 내적으로 단단해지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둔다.
수년 전 암 치료후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작업실을 찾은 이재숙 씨의 작품이다. 그림 그리는 일이 단조롭고 지루한 항암 치료를 이겨낼 수 있도록 했고, 그림에 몰입하면서 치유 효과를 톡톡히 봤다. 5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최종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았고 현재는 아티스트이자 미술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생님, 그림을 한 번도 제대로 그려본 적 없는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내 인생에서 달려온 길을 멈추고 약간 공황기를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 날 미인형 여성인 저자의 작업실을 찾았다. 그간 정신없이 매달려온 여러 사업을 접어두고 찾아온 참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6개월 이상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 효능감이 높아졌고 힐링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러 왔어요"는 "그림으로 힐링했어요"로 완성됐다. 저자는 "예술작ㄱ업은 여러분에게 몰입을 줄 것이고, 그 몰입은 지친 당신에게 힐링을 줄 것"이라고 충고한다.
『헤르만 헤세처럼 그려라』
김청영 지음 | 자유문고 펴냄|216쪽|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