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이어령(86)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가 지난 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암에 걸린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어령 교수는 “내가 병을 가진 걸 정식으로, 제대로 이야기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의사가 내게 ‘암입니다’라고 했을 때 ‘철렁’하는 느낌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죽음의 바탕이 있기에 생을 그릴 수가 있다”며 “의사의 통보는 오히려 내게 남은 시간이 한정돼 있음을 일깨워 줬다”고 덧붙이며 인터뷰의 상당 부분을 죽음에 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데 할애했다.
이어령 교수는 인터뷰에서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인간이 죽기 직전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유언”이라며 “나의 유산이라면 땅이나 돈이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 묻어두었던 생각이다. 내게 남은 시간 동안 유언 같은 책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론가 겸 소설가, 언론인, 수필가인 이어령 교수는 1970년 창간한 <독서신문>의 초대 편집위원 중 한 명으로, 저서로는 『디지로그』, 『지성에서 영성으로』,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언어로 세운 집』, 『뜻으로 읽는 한국어 사전』, 『짧은 이야기, 긴 생각』 등이 있다. 1990년 1월에서 1991년 12월까지 대한민국 제1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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