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논란, 핵심은 무엇인가?
‘신재민’ 논란, 핵심은 무엇인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1.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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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유튜브 캡처]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 따른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3일에는 신 전 기획관의 자살 시도까지 벌어졌지만, 사심 없는 공익제보라는 의견과 개인의 사익을 위한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여전히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우선 기재부를 포함한 정부 여당은 신 전 사무관을 향해 날 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망둥이’ ‘풋내기’ 등의 인격 모독적 표현을 불사하면서 현 정권의 도덕성에 미칠 악영향을 염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일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신 전 사무관의 폭로를 두고 “풋내기 사무관의 방자한 행동”이라고 일축했고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장님이 코끼리 다리만 만져놓고 전체를 안다는 식의 어리석음을 보여줬다”고 깎아내렸다. 지난 30일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꼴뚜기(김태우)가 뛰니 망둥이(신재민)도 뛰는 것”이라고 힐난했고, 이날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은 자신의 SNS상에 “(신 전 사무관이 ) 나쁜 머리 써서 의인인 척 위장했다”며 “큰돈 벌기 위해 사기행각을 벌인 가증스러운 자”라고 폄하했다가 자살 시도가 알려진 후 해당 글을 내리기도 했다.

신 전 비서관의 비난 행렬에는 기획재정부도 동참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 전 사무관은) 만 3년 정도인 신참 사무관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 극히 일부만 참여했지만 전체 과정을 아는 것처럼 주장했다”며 “문제의 본질을 크게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 ) 보도자료에 다 아는 분들(작성자 ) 이름이 나왔다.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전했다. 신 전 사무관은 다른 어떤 비난보다 그간 몸담았던 조직의 비난에 큰 상처를 입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사무관을 향해 인격모독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민주당의 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과거 야당 시절과 너무 달라진 모습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안에는 진위를 따지기보다 공격에만 집중한다”면서 “신 전 사무관의 인권을 짓밟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전한다. 앞서 민주당은 ‘최순실 게이트’를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상무를 ‘의인(義人)’으로 칭하며 보호했고, 고 전 상무의 범죄혐의로 폭로 동기가 의심받자 “고발 동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두둔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 민주당의 태도는 극명하게 다른 모습이다. 이번 폭로 역시 신 전 사무관이 ‘스타 강사’가 되고자 자신을 알리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벌였다는 의혹에 휩싸여 폭로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으로 고 전 상무의 경우와 유사하지만, 민주당의 태도는 180도 다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신 전 사무관은 유튜브 방송에서 ‘왜 영상을 찍느냐’는 질문에 “먹고 살려고 (폭로 영상을 찍는다 )”라고 답하고 영상 끝에 취업 예정인 모 교육업체의 광고영상을 첨부하면서 진정성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다만 영상에서 신 전 사무관이 밝힌 ‘적자 국채 발행 지시’ ‘바이백(국고채 조기 매입 ) 취소 시도’ ‘KT&G 사장 인사 개입’ 등 신 전 사무관의 개인 견해를 제외한 폭로 내용 자체는 상당 부분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기재부는 2017년 말 4조원대 적자 국채를 발행하려다 백지화했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2017년 11월 1조원대 채권 매입을 예정일 하루 전날 취소했다는 주장도 부정하지 않고 있다. KT&G 사장 인사 개입 건에 대해 정부는 “(사장 교체를 언급한 문건은 ) 정상적인 업무파악이었으며 사장은 결국 교체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지난 2일 공무상 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신 전 사무관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혐의가 적용되면 신 전 사무관은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는 앞서 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 불법 사찰을 폭로했다가 증거 인멸에 관여한 혐의로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장진수 전 주무관을 들 수 있는데, 당시 그는 저서 『블루게이트』에서 "진실을 알리고 검찰의 재수사가 이뤄져 더 많은 불법 사찰이 밝혀졌지만, 이후 그에 대한 정상참작은 없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익제보자 보호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실제로 2017년에는 공익신고자 보호 강화를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신 전 사무관의 공익제보자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본인이 직접 “기재부에 들어가 KT&G 사건을 보고 난 뒤 절망감과 막막함을 느꼈다. 정부의 비상식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분노했다”며 “촛불시위에 나갔던 국민의 한 명으로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폭로 내용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인격 모독과 형사처분이 최선의 답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 프레임의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면서도 이전 정부와 동일한 언어(잣대)로 내부고발자를 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지난해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나 대통령 비판 기사에 부정적인 댓글을 다는 지지자들에 대해 의견을 청하는 기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저 역시 많은 악플을 받은 정치인이다. 생각이 같든 다르든 국민의 의사 표시라고 본다”며 “담담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나 싶다. 예민하실 필요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현 정권에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이 유튜브에 제기한 이의 제기에 현 정권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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