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책 좀 읽자… 무슨 책?
새해엔 책 좀 읽자… 무슨 책?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1.02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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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2019년 새해가 밝았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달 1월은 새사람이 되기 딱 좋은 달이다. ‘돈을 많이 벌자’ ‘자격증을 따자’ ‘취직을 하자’ ‘다이어트를 하자’ 등 목표가 세워지고,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 식의 ‘독서’와 관련된 계획도 다이어리 한구석을 채운다. 독서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일은 심신의 건강함을 불어넣는 한 해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새해 다른 목표를 성취하는데 윤활유가 된다.

1월, ‘독서’를 목표로 삼았으나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이라면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책은 어떨까. 

■ 리치 파머
김철수·김재후 지음|한국경제신문 펴냄|300쪽|16,000원       

젊은 청년들이 점점 더 서울,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이러다 지방의 일부 농촌들은 소멸해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다. 이런 와중에 용기 있게 귀농해 부자 농부가 된 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35인의 리치 파머들이다. 
농업은 산업혁명 이후 제조업에 밀렸고, 최근에는 IT산업 등에 밀려 오랫동안 홀대받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농업은 다시 한번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드론, 로봇을 활용한 첨단 농기계들이 농업 생산성을 높여 주고 있으며, 농업인들이 이런 기술들과 자신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다양한 시도를 할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월가의 전설로 통하는 짐 로저스는 “내가 지금 35세라면 당장 한국에서 농지를 사겠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농업은 이제 기회의 땅이 됐다. 
이 책의 리치파머들은 대개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잘나가던 직장인이었다. 그들은 왜 순탄한 도시 생활을 그만두고 귀농했을까? 어떤 아이디어로 농업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했으며, 지금 자신들의 삶에 만족하고 있을까? 최고 농업 고수들이 이 책을 통해 전하는 생생한 경험과 노하우는 레드오션이 아니라 블루오션이 된 농업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며, 귀농을 꿈꾸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돼 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어느 날 문득 내 인생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길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농업에 기회가 있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49~50쪽>

■ 쓸모 인류
빈센트·강승민 지음|몽스북 펴냄|272쪽|14,900원       

자신의 쓸모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저자는 한때 잘나가는 기자였지만 인생에 큰 고비가 찾아오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그러면서 본인의 쓸모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의문을 갖는다. 이 책은 저자가 빈센트라는 이웃을 만나면서 깨달은 ‘어른의 쓸모’를 찬찬히 늘어놓는다. 저자는 동네에 이사 온 빈센트를 매일 찾아가 집을 손수 인테리어하고, 직접 요리하는 빈센트의 일상을 엿보며 자신의 쓸모를 찾아간다. 삶에서 쓸모없는 것은 없음을 빈센트는 자신의 일상으로 증명해 보인다. 이 두 남자가 나누는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관계, 생활 방식과 태도, 주변을 정돈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빈센트의 생활 모습, 쓸모 있는 일상을 보여 주는 사진도 함께 실려 있어 실제 그의 한옥에서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는 과연 인생을 ‘쓸모’ 있게 잘 살아가고 있을까? 스스로 한번 질문을 던져보자.

책 속 한 문장 
쓸모 있는 어른이 된다는 건 모든 사라져가는 좋은 인간의 말들을 기억해서 들려주는 일이지 싶다. <183쪽>

■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서창렬 옮김|현대문학 펴냄|723쪽|18,000원 

에이모 토울스의 장편 소설 『모스크바의 신사』는 볼셰비키 혁명 이후 혼란하고 암담한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다. 1922년, 구시대의 귀족이자 서른세 살의 알렉산드르 로스토프 백작은 모스크바 메트로폴 호텔에 평생 감금되는 ‘종신 연금형’을 선고받는다. “인간이 자신의 환경을 지배하지 못하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라는 말처럼 로스토프 백작은 신사로서 품위와 유머를 잃지 않고 새 삶에 적응하면서 호텔에서 생활하게 된다. 감금된 삶 속에서 꼬마 숙녀 니나, 유명 여배우, 레스토랑 웨이터 주임 등 호텔 속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로스토프 백작은 훗날 니나가 맡기고 간 소피야를 자신의 딸처럼 애지중지 키우게 된다.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고 폭넓은 교양 지식으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며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던 로스토프 백작은 어느 날 죽음과 맞바꾸는 선택과 마주하게 된다. 

책 속 한 문장 
“시대가 해야 할 일은 변화하는 것입니다, 할레키 씨. 그리고 신사가 해야 할 일은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것이지요." <122쪽>

■ 외국어 전파담
로버트 파우저 지음|혜화1117 펴냄|356쪽|20,000원     

이 책은 미국인 언어학자가 한글로 저술한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소개하는 다른 책들이 서양 중심으로 언어의 전파를 설명하는 것과 비교해 이 책은 다양한 문화권을 존중하며 언어를 소개하고 있다.
기원전 1,000년경부터 언어는 여러 문화권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한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드러냈다. 중세 이전에 사람들은 라틴어로 된 성경과 아랍어로 된 쿠란을 읽기 위해 외국어를 학습했고 왕과 귀족들만이 배우고 썼던 언어는 곧 권력의 상징이었다. 산업혁명과 제국주의를 지나며 강대국의 언어는 신분 상승의 도구가 됐다. 한편 동아시아는 한자의 지배를 받았으며 대한민국에서는 한자 문화가 오랫동안 남았다가 일제강점기에 한글을 되찾고자 하는 노력으로 수그러들었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이해 영어는 빠르게 국제공통어의 권위를 획득했다. 책은 이 외에도 21세기 글로벌 시대 외국어학습은 또 어떻게 변화할지에 관해 말한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사진자료를 제시하며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언어와 사회변화를 쉽게 설명했다. 

책 속 한 문장 
전통과 교양 그리고 실용의 삼각 구도 안에서 여러 외국어가 경쟁 구도를 이루었고 그것은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결과였다. <324쪽>

■ 초협력사회
피터 터친 지음|이경남 옮김|생각의힘 펴냄|376쪽|18,000원     

서로가 잘 아는 수십 명의 사람으로 구성된 수렵·채집사회로부터 거의 남남인 수백만,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현대사회까지 인류의 역사는 진화했다. 특히 협력하는 인간의 능력 덕분에 인류는 비약적으로 진화했고, 이를 토대로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진보를 이루어냈다. 협력하는 것보다 타인의 협력에 무임승차하는 것이 더 유리한데도 불구하고 인간은 어떻게 협력하는 능력을 발전시켜왔을까? 저자는 문화진화론적 분석을 통해 협력하는 인간의 능력은 집단 간에 일어나는 경쟁과 갈등, 즉 전쟁을 통해 발전됐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개념에 빗대어 전쟁을 ‘파괴적 창조’의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협력의 진화, 전쟁의 파괴적인 면과 창조적인 면, 평등이 진화해온 과정 등을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큰 무리를 지어 낯선 사람들과 협력할 줄 아는 인간의 능력인 초사회성(ultrasociality)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밝혀냄으로써 인간사회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책 속 한 문장
집단 간의 경쟁에서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물론 전쟁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대규모 전쟁을 벌이는 유기체는 딱 두 가지 집단밖에 없다. 인간과 개미다. <167쪽>

■ 브랜드 인문학
김동훈 지음|민음사 펴냄|488쪽|18,000원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스타벅스, 아마존부터 명품이라 칭하는 샤넬, 구찌, 프라다까지 우리는 사방에서 브랜드와 마주치며 살고 있다. 앞서 언급한 브랜드들이 오늘날 누구나 알 만한 유명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브랜드 안에 도전 정신과 발상의 전환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창업 당시의 예술 사조를 이으면서 사람들의 의식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고정된 패션 경계를 일탈하며 고객의 잠재된 욕망을 제품으로 현실화했다. 고객의 욕망을 제품에 반영하면서도 브랜드만의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지켜 그 가치와 품격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브랜드에 열광할까? 고전을 전공한 인문학자인 저자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탄생 배경 및 과정을 제시하며, 질 들뢰즈의 철학 사상을 통해 브랜드가 어떻게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고 있는지 알려 준다.
과거 ‘브랜드’는 신분이나 소속을 나타내는 타투로서 기능했다. 반면 현대에는 욕망과 감각을 자극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브랜드 중 그동안 자신이 좋아했던 특정 브랜드가 있다면, 그 브랜드의 어떤 감각이 나의 욕망을 깨우는지 살펴볼 수 있으며, 나아가 무의식에 숨어 있던 자신의 본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욕망은 저마다의 잠재력을 깨우는 것이다. 어떤 브랜드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은 자신의 정체성과 맞닿아있다.”<97쪽>

■ 도시를 걷는 시간
김별아 지음|해냄  펴냄|268쪽|15,000원

이 책은 우리가 무심히 다녔던 서울 시내 곳곳에 위치한 조선시대 표석을 찾아가 과거와 현재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푯돌 또는 표지석이라고도 하는 표석은 어떤 사실을 구별하거나 기념하기 위해 세우는 돌이다. 저자는 서울의 높은 빌딩 숲속, 자동차 경적 속에서도 무쇠솥 안에 가둬졌다 끌려 나오는 탐관오리들, 붉은 뺨을 가진 소년 이순신, 꿈에서 막 깨어나 몽롱한 안평대군을 떠올린다. 지하철 종각역 6번 출구 우측 화단이 조선시대에는 죄인을 수감했던 전옥서였고, 교보문고 광화문점 후문 좌측 보도는 탐관오리에 대한 형벌을 거행하던 혜정교였다. 또 지하철 중미역 근처 어느 아파트 경비실 옆은 조선시대에는 귀했던 소금을 저장하는 염창터, 용산구 창업지원센터 앞은 궁중에서 사용하는 얼음을 보관하는 서빙고였다. 작가는 조선시대 표석에서 ‘시간의 길’을 거슬러간다. 그는 역사를 단순히 과거로 치부할 것이 아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만나는 순간임을 깨닫고자 한다. 조선시대에 살았던 사람이 걸었을 길, 현재에 그 길을 걷고 있는 작가가 느끼는 감정들을 함께 따라가 보자.

책 속 한 문장 
그래도 하나는 다시금 확인한다. 진정한 기억은 기념물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지켜진다는 사실. <127쪽>

■ 역사는 식탁에서 이루어진다
마리옹 고드프루아·자비에 덱토 지음|강현정 옮김|CITRON MACARON 펴냄|248쪽|20,000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국빈 만찬에서 제공돼 일본으로 하여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게 했다던 ‘독도새우’, 지난봄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 통일각에 준비된 제면기로 면발을 내었다던 옥류관의 ‘평양냉면’ 등, 정상들의 만남은 회의장에서 뿐 아니라 식탁에서도 풍성한 화젯거리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수많은 역사적 순간에 때로는 기쁨의 선물 같았고, 때로는 비운의 한 면을 더욱 도드라지게 했던 한 끼의 식사가 메인이 되는 책. 이 책의 저자들은 무심하게 잊힐 수 있는 어느 역사의 페이지들을 들춰내어 그 면면에 감춰진 맛깔스런 이야기들을 프랑스 미식을 중심으로 정교하게 서술한다. 1248년도의 요리일지라도 오늘 당장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들 수 있다면 레시피에 추가됐다. 무려 50가지의 이야기와 함께 소개되는 50가지의 레시피들은 목차만으로도 흥미진진함을 선사한다. 소박함이 느껴지는 브로콜리 수프나 친숙한 닭 냄비 요리와 더불어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이구아나와 개구리 뒷다리 요리가 과연 어떤 역사적 장면에 나타났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번 펼쳐보자.

책 속 한 문장 
“버터를 바른 바바 틀에 반죽을 넣고 오븐에서 15분간 구워낸다. 바바를 망에 올린 다음 시럽을 부어 적신다. 이 작업을 반복해준다. 따뜻하게 데운 잼을 표면에 발라 서빙한다. 이 모든 것은 아주 근사한 일이다.” <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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