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게 듣는다]#5 불법촬영물 범죄 처벌 강화된다... 의무삭제 규정 도입
[변호사에게 듣는다]#5 불법촬영물 범죄 처벌 강화된다... 의무삭제 규정 도입
  • 박재현
  • 승인 2018.12.3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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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회 · 문화적 현상들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본 칼럼은 ‘책으로 세상을 비평하는’ 독서신문이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책에서 얻기 힘들었던 법률, 판례, 사례 등의 법률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해 사회 · 문화적 소양 향상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2018년에 가장 큰 사회적인 이슈를 불러일으켰던 성범죄의 영역 중 하나는 ‘리벤지 포르노’, 즉 불법 촬영물 등 사이버 성폭력의 분야일 것이다. 배우, 가수 등 유명인들이 리벤지 포르노를 호소하면서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였고, ‘일간베스트’ 등 커뮤니티에서는 ‘인증 대란’이라는 명목으로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였다가 최근 수십 명이 검거되기도 하였다.

불법 촬영, 그리고 불법 촬영물의 인터넷 유포가 가져올 수 있는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와 그 피해의 확산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한 불법 촬영물의 유포에 대한 처벌 규정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최근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이러한 불법 촬영물의 유포에 대한 규정을 정비함으로써 그 처벌을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종래에는 촬영 자체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던 경우, 그 촬영물을 유포한 경우에 상대적으로 가볍게 처벌되었다. 개정안은 이에 촬영 자체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였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촬영물의 유포’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것이라면 모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다. 벌금의 액수도 이전의 1천만 원 이하에 비하여 가중된 것이다.

또한 ‘피해자 스스로 자신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을 유포한 경우에는 불법 유포로 처벌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고, 재촬영물은 처벌되지 않는 한계도 있었다. 개정안은 ‘다른 사람의 신체’의 촬영이 아닌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에 대한 유포를 처벌하도록 하고 복제물의 유포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피해자 스스로 자신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유포한 경우도 처벌할 수 있게 하였고, 재촬영의 경우에도 불법 촬영물의 유포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특히 영리를 목적으로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경우에는 그 처벌을 더욱 강화하였다. 영리를 목적으로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경우 기존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개정안은 벌금형 부분을 삭제하고 7년 이하의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처벌 강화 외에도,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불법 촬영물의 유통 차단 및 삭제조치를 의무화하는 등의 규정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은 포털 사이트나 웹하드, SNS 서비스 등에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책임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는 사정을 신고나 삭제요청 등을 통하여 명백히 인식한 경우, 지체 없이 해당 정보의 삭제 및 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도 개정된다. 불법 촬영물에 대한 신속한 삭제 및 차단절차가 도입되었고, 중앙행정기관의 장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의 장도 불법촬영물에 대한 삭제 및 차단 요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한 처벌 강화라는 대책 이외에 불법 촬영물 등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들의 피해 확산을 막아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이러한 제반 조치들의 도입은 환영할 만하다.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이 매우 어려운 만큼 점점 더 강력한 처벌이 예상되는 영역이다. 호기심으로 찍은 영상이 큰 범죄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불법 촬영을 하거나 촬영물을 유포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박재현 더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경찰대학 법학과 졸업
-사법연수원 수료
-前 삼성그룹 변호사
-前 송파경찰서 법률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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