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우유·요구르트·치즈… 우리 집 냉장고 속 유제품의 문화사
[포토인북] 우유·요구르트·치즈… 우리 집 냉장고 속 유제품의 문화사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2.30 1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히라타 마사히로의 『우유가 만든 세계사』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우유의 종류는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다종다양하다. 연령대별 맞춤 우유에서부터 특정 수요에 맞춤한 기능성 우유까지, 선택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우유가 마트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야쿠르트, 요플레 등 유제품과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요리까지 포함하면 '우유가 만든 세계에 살고 있다'는 말이 과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축의 젖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았을까? 이 책은 무려 1만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인간과 젖의 깊은 관계를 문화사적으로 풀어낸다. 저자가 20년 넘게 시리아, 몽골, 인도 등을 직접 뛰어다니며 유목민의 삶을 관찰·연구한 기록이 인상적이다. 

양젖을 짜는 아랍계 유목민. [사진제공=도서출판 돌베개]
양젖을 짜는 아랍계 유목민. [사진제공=도서출판 돌베개]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지만, 양과 염소젖은 건조 지대에 살아가는 유목민에게 꼭 필요한 양식이다. 양과 염소는 보통 1월 중순경 출산을 하는데, 새끼는 태어나 석 달 동안 어미젖을 먹는다. 인간은 젖을 얻기 위해 양과 염소의 젖을 짜서 새끼부터 먹이고 나머지를 사용하거나, 새끼를 낳은 지 석 달이 지난 후에는 모두 사람을 위해 사용한다. 이때 두 달 동안 어미와 새끼를 격리해서 모자 관계에 대한 인식을 소멸시켜 버리는데, 이는 새끼를 못 알아보면 어미는 더 이상 젖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양과 염소의 젖을 짤 수 있는 기간은 한정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치즈와 버터기름 형태로 만들어 섭취한다. 

방목지에서 점심으로 넓적하게 구운 빵, 차와 설탕, 그리고 요구르트를 먹는 아랍계 유목민 목동. [사진제공=도서출판 돌베개]
방목지에서 점심으로 넓적하게 구운 빵, 차와 설탕, 그리고 요구르트를 먹는 아랍계 유목민 목동. [사진제공=도서출판 돌베개]

유목민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양과 염소 무리를 더욱 좋은 초원으로 데려간다. 목부는 보통 열 살 때부터 일을 시작해 결혼하고 이십대가 되면 은퇴한다. 유목 민족인 바가라족은 주로 양과 염소를 사육해 생활을 꾸려 나간다. 양과 염소가 소에 비해 고온 건조한 환경을 더 잘 견디기 때문이다. 이들은 양과 염소의 젖으로 만든 유제품을 먹으며 살아가며, 특별한 날에만 수컷 양과 염소를 잡아 고기를 먹는다. 바가라족은 더 많은 보존 식품(유제품)을 만들기 위해 젖을 그대로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진제공=도서출판 돌베개]
치즈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소금을 넣는다. [사진제공=도서출판 돌베개]

바가라족은 가축의 젖을 짜서 가장 먼저 요구르트로 가공한다. 생유를 가열해 살균하고 가만뒀다가 사람 체온까지 온도가 내려가면 미리 남겨 둔 요구르트를 소량 넣고 젖산발효를 촉진해 요구르트를 만든다. 다음으로 요구르트는 버터로 가공된다. 요구르트를 소량의 물과 함께 양가죽으로 만든 자루에 넣고 흔들어 천에 걸러내 버터를 생산한다. 보존 기한을 늘리기 위해서 버터를 가열해 버터기름을 만들기도 한다. 치즈로 만들기도 하는데, 치즈는 버터밀크를 가열 후 응고시켜 수분을 빼고 소금을 넣어 작은 새알 모양으로 만든 위 햇볕에 건조해 생산한다. 버터밀크는 가죽 부대 안에 요구르트를 넣고 흔들어 고형인 버터를 걷어내면 얻을 수 있다. 

요구르트에 설탕과 얼음을 섞어 만드는 라시(왼쪽)와 차스를 넣어 만든 라시(오른쪽). [사진제공=도서출판 돌베개]
요구르트에 설탕과 얼음을 섞어 만드는 라시(왼쪽)와 차스를 넣어 만든 라시(오른쪽). [사진제공=도서출판 돌베개]

현지에 가지 않아도 인도 식당에 가면 달콤한 라시를 즐길 수 있다. 라시는 깊은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진 음료로, 더욱 지역에서 크게 사랑받아왔다. 인도 라시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요구르트인 다히에 설탕과 얼음을 넣고 믹서로 갈아 만드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버터밀크인 차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차스에 설탕을 넣어 단맛을 낸 다음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다. 달콤하고 시원해진 차스를 컴에 담고 그 위에 아이스크림, 견과류, 건포도, 크림 등을 얹거나 장미 에센스를 넣어 만든다. 

 

『우유가 만든 세계사』 
히라타 마사히로 지음 | 김경원 옮김 | 돌베개 펴냄|200쪽|12,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