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소설 『1984』, 『동물농장』의 저자 조지 오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민 복종을 강요하고 나라 밖 적을 악마로 규정하는 소설 『1984』속 빅브라더와 비견되면서 해당 책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외에 유럽에서는 이민자를 배척하는 권위주의적 지도자와 극우 정당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체주의와 감시사회를 예견했던 조지 오웰의 선견지명이 여러사람 입에 오르 내리고 있다.
작가로 유명한 조지 오웰은 한때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자로 활동했다. 인도에서 반제국주의자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1941년 <BBC>의 인도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 자리를 제안받았고, 오웰은 프로그램을 검열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제안을 수락했다. 하지만 2년을 넘지 못하고 그만뒀는데, 완벽주의자 성향 탓에 빠른 속도로 제작해야만 하는 방송 환경에 큰 압박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 라디오가 없는 사람이 대부분인 인도에서 라디오 방송이 무의미하다고 느낀 탓도 컸다.
1943년 11월 오웰은 사회주의 성향의 잡지 <트리뷴>의 문예 편집장이 됐다. 당시 오웰은 「나 좋을 대로」라는 칼럼을 정기적으로 실어 큰 인기를 얻었다. 같은 달, 오웰은 오랫동안 계획한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해 1944년 2월에 완성했는데, 그 소설이 바로 『동물농장』이다. 『동물농장』은 오웰이 스스로 마음에 들어 한 유일한 작품으로 러시아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풍자하면서 사회주의와 스탈린주의를 동일시하는 당시의 보편적 인식을 깨고자 했다.
오웰은 동료 작가들을 여러 부류로 나눠 비판했다. 그는 자신 스스로를 유토피아주의자라고 주장하면서, 작가 계급을 권위주의자와 반反권위주의자로 나눈 후 다시 비관론자, 유토피아주의자, 평화주의자, 기독교 개혁주의자로 분류했다. 이들은모두 규제 없는 자본주의와 소련의 과두 체제에 맞서 투쟁하는 것 외에 모든 것이 달랐다. 기독교 개혁주의자들은 소규모 자영 농장과 노동자 소유의 협동조합 복원을 목표로 했으며 평화주의자들은 무정부주의로 기우는 편이었다. 비관론자는 보수주의로 기우는 경향이 있었고 유토피아주의자는 개인의 자유에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오웰은 이들을 좌파 사회주의자라고 불렀다.
1945년 오웰은 갓난쟁이 아들 리처드를 데리고 웨일스에 있는 쾨슬러의 시골집에 갔다가 그곳에서 쾨슬러의 약혼녀 마메인 패짓과 쌍둥이 자매 실리아 패짓을 만나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낸다. 리처드는 매우 활기차고 시끄러웠는데 쾨슬러는 그 모습을 "울부짖었다"고 표현했다. 이 자리에서 오웰과 리처드는 실리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친분을 돈독이 했고, 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웰은 실리아에게 청혼했다. 하지만 실리아는 "친구로 지내자"며 거절했다. 비록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는 못했으나 실리아는 정치적·사회적 자유를 주창하는 인권 단체 설립을 추진하는 오웰에 힘을 보탰다.
『조지 오웰, 빅브라더를 쏘다』
데이비드 스미스 지음 | 마이크 모셔 그림 | 방진이 옮김 | 다른 펴냄|280쪽|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