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서른·마흔이 유독 우울한 이유... 인생 선배는 뭐라 할까?
'연말' 서른·마흔이 유독 우울한 이유... 인생 선배는 뭐라 할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2.26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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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저무는 한 해는 아쉬움을 남기기 마련이다. 아쉬움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지만, 그중에서도 한 살 늘어나는 나이가 유독 많은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특히 나이 앞자리가 바뀌면서 30대, 40대에 들어서는 장년, 중년의 마음에는 우울, 불안, 한탄 등의 감정이 비치는 모습이다.

이혜경(가명·29) 씨는 새해가 다가오는 것이 영 탐탁지 않다. 나이 앞자리가 바뀌는 변화가 ‘나이 듦’을 넘어 ‘늙어감’으로 느껴지면서 쓸쓸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스무 살이 되던 해에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며 설렜지만, 대학 졸업과 몇 번의 (애인과) 이별 외에는 별 소득 없이 30대를 맞이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이 씨는 “스물과 서른은 비교할 수 없는 무게 차이를 지닌다”며 “이뤄낸 것 없는 과거와 이뤄낼 것 없는 듯한 미래 사이에 갇힌 기분”이라고 우울함을 토로했다.

실제로 스물과 서른의 온도 차이는 확연히 다르다. 스무 살에게 세상은 대체로 관대하다. 실수해도 투정을 부려도, 무모해도, 방황해도, 넘어져도 어느 정도 용납되는 분위기다. “그래도 되는 나이” “젊은이의 특권”이라며 위로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서른을 대하는 사회는 한층 엄격해진 모습이다. “실수는 할 만큼 했으니, 이제는 성과를 내고 책임을 져야한다”는 무언의 사회적 압박과 함께 “지금은 꿈을 가질 때가 아니라 꿈을 이룰 때”라며 성과를 기대하는 주변의 시선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또 인생 반려자를 만나는 인생 과제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찍이 가수 고(故) 김광석은 서른을 맞이하는 소회를 노랫말에 담아냈다. 그는 노래 ‘서른 즈음에’서 “또 하루 멀어져 간다/내뿜은 담배 연기처럼/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라는 가사로 복잡다단한 심정을 고백한 바 있다.

그렇다면 30대를 앞둔 이들은 어떻게 해야 이 시기를 잘 통과할 수 있을까? 내세울 특기 없는 평범함이 고민인 청춘에게 영국의 소설가 D.H. 로렌스는 “오늘날의 발전이 한 사람의 천재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확신한다”며 “천재가 불씨를 심었겠지만, 그것을 가꾸고 향유케 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어 14년간 공부한 의학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 안철수 전 국회의원은 책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에서 “현재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앞으로 해나갈 것이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며 30대에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청춘에게 용기를 북돋는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젊은이들에게 일본 최초 TV 여배우인 구로야나기 테츠코는 책 『창가의 토토』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도 못하며 가슴 속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라고 충고한다. 남들 시선에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제가 인생에서 겪었던 고통 중 하나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혼자 걱정한 데서 온 결과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며 ‘눈치 보지 말라’고 권면한다.

마흔에 접어드는 중년의 마음도 두렵고,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나이 마흔을 앞두고 뒤돌아보니 자신의 인생이 생각했던 것 보다 풍요롭지도 않고 계획했던 것과 달라 ‘중년의 위기’ 혹은 ‘사십춘기’(사십 대에 겪는 사춘기)를 겪는 이들에게 강선영 심리치료사는 “불혹(이라고 해서), 흔들리지 않을 필요는 없다. 이십 대 청년처럼 열정적일 필요도 없고 나이 든 노인처럼 무게 잡을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책 『흔들리는 나이, 마흔』에서 “오랫동안 심리 상담을 하면서 ‘현실주의자’보다는 ‘이상주의자’가 더 깊은 허무감에 시달리는 것을 느꼈는데, (이상주의자는) 열심히 살아왔고 자신의 분야에서 열정을 기울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훌륭했다고 자신을 스스로 인정해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어 “마흔의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시간에 머물러 있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겠지만, 그 시간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보인다”며 “분주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시간을 가지자. 누군가에게는 다시 돌아가고 싶을, 마흔의 그 시간을 지금 이 순간 기뻐하며 누릴 수 있길 바란다. 그러면 많은 것이 보이고 많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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