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그림에 잘 그리고 못 그린 그림이 있을까? 어떤 이는 실물을 그대로 화폭에 옮긴 그림을 잘 그렸다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특징을 과장해서 그린 그림을 좋은 그림이라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그림은 잘 그리고 못 그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취미 드로잉에서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그림은 없다"며 "그림을 통해 어떤 마음과 이야기가 표현됐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림과 친해질 준비가 된 이들에게 저자는 그림을 그릴 펜의 특장점을 소개한다. 저자는 "펜은 저렴하다고 좋지 않거나, 비싸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펜을 여러 방법으로 써보고 자신에게 맞는 펜을 찾으면 된다"며 "내 마음에 들고, 쓰기 편하며, 내 그림체를 잘 나타내주는 것으로 (선택하라)"고 말한다. 이어 "중요한 것은 어떤 펜으로 그리느냐가 아니라 끝까지 그려내느냐"라고 강조한다.
펜이 준비됐다면 다음은 종이다. 스케치북 선택에 있어 중요한 기준은 모양, 크기, 두께다. 저자는 "어떤 종류의 그림을 주로 그리는지, 어느 정도의 휴대성을 원하는지,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맞는 스케치북을 고르면 된다"고 충고한다. 그러면서 몇 가지 브랜드를 추천한다. 일반적인 스케치북으로는 저널북 아티스트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로 미술용 중에서도 얇은 종이, 미끈한 종이, 수채 종이 등 종류가 다양한 몰스킨 브랜드가 좋다. 만일 정사각형 스케치북을 찾는다면 하나뮬레가 적합하다. 두께와 거칠기가 그리기에 적당한 특징을 지닌다. 옆으로 긴 풍경형을 그릴 때는 아르치스를 추천한다. 참고로 아르치스는 300g짜리 수채 종이도 생산하고 있다. 채색 없는 펜 드로잉에는 새하얀 스케치북인 트레벌 저널 제품이 적합하다.
블라인드(Blind) 드로잉이란 컨투어(Contour) 드로잉의 한 장르로서 스케치북을 보지 않고 그리는 방법을 지칭한다. 블라인드 드로잉 법은 먼저 상대방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눈, 코, 입 어디든 상대방의 가장 마음에 드는 곳부터 그리기 시작하면 된다. 이때 종이에서 펜을 떼지 않고 연속으로 이어서 그리는 동안 종이를 보지 않아야 한다. 눈/코/잎이 겹치고 얼굴 밖으로 벗어나도 상관없으며 그림이 끝나면 상대방과 같이 비교해서 본다. 저자는 "(결과물을 보고) 둘이 배꼽을 잡고 웃게 된다면 성공"이라고 말한다. 블라인드 드로잉은 그림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을 찾아내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
공간을 드로잉할때는 중심 대상을 정하고 전체 덩어리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중심 대상으로 연결된 배경을 잘 보고 눈높이선, 입체선, 각도를 고려, 퍼져 나가며 그려야 깊이감을 살릴 수 있다. 또 사물을 하나씩 그려 전체를 채운다는 생각으로 가까운 대상은 크게, 멀리 있는 대상은 작게 그려야 원근감을 살릴 수 있다. 그림이 겹치는 부분이 혼란스러울까 염려된다면 빨간 펜을 활용해 구분하는 것도 좋다. 바닥을 그릴 때 간격을 고려하면 입체감과 깊이감을 표현할 수 있다.
『나만의 드로잉 저널북 만들기』
박성경 지음 | 유씨북스 펴냄|248쪽|1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