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가득한 날, 아직도 삼겹살 드세요?... 특효음식은 ‘이것’
미세먼지 가득한 날, 아직도 삼겹살 드세요?... 특효음식은 ‘이것’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2.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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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올겨울에도 어김없이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미세먼지의 정확한 원인과 효과적인 대처법이 묘연한 가운데 미세먼지가 신체는 물론 정신(치매 발병)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까지 지목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불안감에 비례하듯 몸속에 축적된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찍이 안도현 시인은 시 「퇴근길」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없다면 아, 이것마저 없다면”이라고 삼겹살을 예찬했다. 이제민 시인 역시 시 「삼겹살에 소주 한잔」에서 “하루일과 끝내고 부담 없는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 (중략) 역시 삼겹살엔 소주 한잔이 제격이야, 그렇지! 다음에 만날 때도 삼겹살에 소주 한잔 어때”라고 삼겹살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렇듯 삼겹살은 퇴근 후 지인들과 소주잔을 나눌 때, 속이 헛헛해 고기가 당길 때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국민 음식으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개그맨 김준현은 “삼겹살은 약국에서도 팔아야 한다”며 우스갯소리지만, 삼겹살을 치유의 도구로 삼기도 했다. 이처럼 서민의 밥이 되고 약이 되는 삼겹살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 더 큰 인기를 누리기도 하는데, 그 근원에는 검증되지 않은 속설이 자리한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 『한강』에는 “돼지고기와 맥주는 모든 광부들이 최고로 치는 음식이었다. 몸에 들어가 쌓인 탄가루를 해독시키고 걸러내는 데 특효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처럼 ‘삼겹살이 몸속 미세먼지를 씻어낸다’는 속설은 1970년대 광부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온종일 막장에서 석탄가루를 마시는 광부들은 고기 기름이 탄가루를 배출한다고 믿었고, 당시 기름이 많아 천대받던 삼겹살은 그렇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속설은 최근까지 이어지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날 황사마스크, 공기청정기 등과 함께 삼겹살 매출도 늘어나는 현상에서 그 속설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최악의 미세먼지란 평가를 받는 올해 초, 당시 삼겹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8%(11번가 기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미세먼지와 삼겹살의 상관관계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는 식도가 아닌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침투하기 때문에 삼겹살이 미세먼지 배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삼겹살 같은 고지방 음식은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의 체내 흡수를 도울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다. 삼겹살의 효능은 어디까지나 근거 없는 속설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물, 녹황색 채소, 과일을 추천한다. 한국환경공단은 책 『바로 알면 보인다 미세먼지 도대체 뭘까』를 통해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에는 물을 충분히 마셔 기관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하면서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이 좋다”며 “다시마, 미역 등 해조류와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자주 먹으면 장운동이 촉진돼 몸속 중금속을 흡착해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어 “생강이나 도라지, 배 등은 (미세먼지로 인한) 기침이나 감기, 기관지염 등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인다.

브로콜리가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으로 꼽히는 이유는 비타민C와 설포라판(Sulforaphane) 성분이 함유돼 미세먼지로 인한 체내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지니기 때문이다. 또 식이섬유가 배변작용을 도우면서 노폐물 정화를 돕는 영향도 있다.

바다에서 나는 해독제라고 불리는 미역, 톳, 매생이 등의 해조류는 해독작용으로 주목 받는다. 풍부한 식이섬유(알긴산·alginic acid)로 체내 독소를 배출하고 혈액을 맑게 하며 몸속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배출하는 효과로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황갈색 나물로서 알칼리성 채소인 미나리는 미세먼지로 산성화된 몸을 중화하고 혈액을 정화하며, 사포닌(Saponin) 성분을 지닌 도라지는 기관지 점막을 튼튼하게 하면서 목 아픔과 기관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기관지 염증 강화에는 고등어도 효과가 크다.

마늘은 체내 중금속 배출에, 생강은 기침이나 가래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루테올린(luteolin) 성분이 풍부한 배 역시 기침, 가래, 기관지염 완화에 특화된 음식으로 꼽힌다. 이때 루테올린 성분은 껍질에 다량 함유됐으므로 잘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녹차가 지닌 탄닌(tannin) 성분은 수은, 납, 카드뮴, 크롬 등 체내 중금속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미세먼지가 심한 시기에는 하루에 녹차 한 잔씩 마셔주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미세먼지가 심한 시기에는 과일과 채소 등의 세척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2016년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의 연구 결과 미세먼지와 황사에서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노로바이러스와 폐렴을 일으키는 연쇄구균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시기에는 평소보다 과일이나 채소를 더 깨끗하게 씻어 먹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용주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책 『미세먼지 속 살아남기』에서 “미세먼지는 석면, 벤젠과 함께 1군 발암물질로 규정돼 있다”며 “나쁨(80㎍/㎥ 초과) 수준에 한 시간 노출되는 것은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 연기를 40분 들이마신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예일 대학교와 컬럼비아 대학교가 공동 발표한 환경성과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국 180개국 중 103위를 기록했다”며 “이제는 미세먼지의 악영향을 확인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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