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행으로 '겨울바다'가 좋은 이유… '을왕리·속초·대천·통영'
주말 여행으로 '겨울바다'가 좋은 이유… '을왕리·속초·대천·통영'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12.15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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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겨울바다에는 고독, 그리고 낭만이 있지요.”
갑작스럽게 엄청난 추위가 훅 밀려들어와 따뜻한 방에서 옴짝달싹하기 싫어지는 계절이 왔건만, ‘이한치한’(以寒治寒)이라도 되는지 이 계절, 겨울바다로 떠나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하나같이 “겨울 바다만의 매력이 있다”는 말을 한다. 고독을 즐기러 간다나. 

뭇 시인들의 시감(詩感)을 불러일으킨 것을 생각하면 겨울바다에는 추위를 덮어버릴 만한 매력이 듬뿍 담겨있는 것도 같다.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바로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라는 양병우 시인, “내 쓸모없는 생각들이 모두 겨울바다 속으로 침몰해 버리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이해인 수녀, “열정의 밤을 함께하고 모두들 떠난 플랫폼처럼 홀로 몸서리치는 겨울바다”라고 표현한 임영준 시인, “겨울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라는 김남조 시인까지. 

혹자는 “정열과 뜨거움으로 달궈진 여름바다와 달리 겨울바다의 텅빈 허전함과 쓸쓸함, 추위 속에 홀로 고독함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한해를 정리하고 또 다른 한해를 계획해야 할 지금, 겨울바다만 한 장소가 없을 것 같다. 

경치는 덤이다. 겨울바다는 여름바다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바다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겨울이 제철인 해산물을 만끽할 수 있음은 물론, 지자체별로 마련한 겨울바다 축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겨울바다의 입문자라면 서울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 내외로 갈 수 있으며 교통이 편리한 곳이 어떨까. 인천 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에서 302번 버스를 타면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에 닿을 수 있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해변과 편리한 교통은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좋다. 겨울바다를 감상하며 조개구이, 회 등 재철 해산물을 즐길 수 있으며, 해 질 무렵 바다 위에 깔린 노을을 감상하기에도 제격이다.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2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속초는 아름다운 겨울바다와 먹거리로 유명하다. 한국계 프랑스 소설가 엘리자 수아는 ‘로베르트 발저 상’과 '프랑스 문필가 협회 신인상‘을 수상한 그의 소설 『속초에서의 겨울』을 주제로 한 인터뷰에서 “한국에 머물 때 속초로 겨울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그곳 분위기가 아버지의 고향인 노르망디와 너무 닮아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유럽 어느 바다만큼 경치 좋은 속초 해변을 걷다가 추워지면, 바다 근처의 카페나 횟집으로 들어가 보자. 바다를 감상하며 커피나 제철 해산물을 듬뿍 담은 물회를 먹을 수 있는 장소가 많다. 

겨울바다를 더욱 이색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겨울 바다 사랑 축제’가 열린다. 프로포즈 이벤트, 스케이트, 스카이 바이크 등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지원하며,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는 15m 규모의 원산도 해저터널을 테마로 한 LED 해저터널, 장작불이 있는 불화로 거리 등을 설치해 ‘빛의 향연’을 펼친다. 

겨울바다의 우울함도 좋지만 먹거리 여행이 목적이라면 해산물 그득한 경남 거제와 남해로 가보자.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 일대에서는 오는 22일과 23일 제철을 맞은 대구를 주제로 ‘거제 대구 수산물 축제’를 연다. 남해에서는 물메기를 주제로 ‘남해 상주 해맞이 & 물메기 축제’를 오는 31일과 내년 1월 1일 진행한다. 

시인 백석이 ‘사랑하는 여인이 산다’는 이유로 사랑한 도시 경남 통영도 겨울바다 여행에 최적화된 곳이다. 만 전체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한눈에 담기는 통영만의 아름다움만이 전부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통영은 국내 굴 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굴 삼겹살 구이, 굴 탕수육, 굴 두루치기, 굴 전 등 제철인 굴의 맛과 향을 머금고 겨울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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