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성경 말씀이 담긴 성화, 그 심오한 세계
[포토인북] 성경 말씀이 담긴 성화, 그 심오한 세계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2.06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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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우의 『성경과 예술의 하모니: 구약』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저자는 어느날 바흐의 '마태수난곡' 중 47곡 아리아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를 들으며 음반 재킷에 인쇄된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던 중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곡의 비장함에 그림을 더하니 예수님의 육체적 고통까지 생생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후 가볍게 지나쳤던 LP 재킷의 성화를 하나하나 살피며 그림마다 등장인물이 다르고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성경 말씀이 그대로 담겨있는 그림에는 심오하고 고결한 또 하나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그 내용을 책에 담았다. 

[사진제공=도서출판 코람데오]
[사진제공=도서출판 코람데오]

티치아노는 베네치아는 벨리니 공방의 견습생으로 유화 물감을 섞어 색을 만드는 실험에 열중해 자신의 독특한 색채 세계를 이루고 벨리니의 섬세한 화풍을 이어받아 베네치아 르네상스를 빛낸 화가다. '가인과 아벨'에서 살인자 가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검은 구름을 배경으로 어둠 속에 가두는 반면, 피흘 흘리며 죽음을 당하는 아벨에게는 빛이 모인다. 등장인물을 실제 크기로 해 심플하면서 강한 색상의 명암으로 인상적인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사진제공=도서출판 코람데오]
[사진제공=도서출판 코람데오]

홍수가 나자 네 곳으로 피신하는 인간의 군상을 보여주면서 위기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나타나고 있음을 묘사하고 있다. 좌측은 가재 도구를 지고 어린 아이를 업고 산으로 오르는 행렬과 더 높은 나뭇가지 위로 오르는 모습, 중앙은 이미 정원 초과된 작은 배에 오르려는 사람과 못 오르도록 밀어내는 사람의 상반된 모습이 보인다. 멀리에는 방주와 노아의 가족들도 보인다. 우측 천막의 나무 위 역삼각형으로 훼손된 부분은 1975년에 근방 산타 안젤로 성에 비축해 뒀던 탄약이 사고로 터지면서 생긴 폭발의 진동으로 떨어져 나간 부분을 물과 구름으로 복원해 놓은 흔적이다. 

[사진제공=도서출판 코람데오]
[사진제공=도서출판 코람데오]

렘브란트는 말년에 주로 황갈색 톤을 사용해 배경을 생략하고 인물의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췄다. 그림 속 야곱은 형 에서와 화해하기 위해 형에게 줄 예물을 앞세워 가족을 먼저 보낸 후 홀로 강나루에 남아 두려움에 고민하던 중에 천사를 만나 밤새 씨름한다. 큰 날개를 가진 천사는 다리를 들어올려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쳐서 어긋나게 하지만 얼굴에는 연민을 가득 담은 자애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반면 야곱은 얼굴에 수심과 두려움이 가득한 채 천사의 허리를 두 팔로 꼭 감고 매달린 자세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절박한 심정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제공=도서출판 코람데오]
[사진제공=도서출판 코람데오]

들릴라는 손에 가위와 삼손의 머리털을 들고 있지만, 눈빛은 두려움과 연민으로 가득 차 있다. 삼손의 눈을 멀게 하고 체포하는 임무를 맡은 다섯 명의 병사가 각자 역할을 분담해 등 뒤에서 목 조이기, 오른팔을 사슬로 묶기, 앞에서 창, 뒤에서 칼을 들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때, 단검을 든 병사가 눈을 찌르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삼손은 잘린 머리털과 함께 하나님의 영이 떠나 괴력을 잃게 돼 무기력하게 저항도 못하고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린다. 렘브란트는 이 그림에 큰 애착을 가졌는데, 완성 3년 후인 1639년 시인 하위헌스에게 이 그림을 선물로 주면서 "햇살이 밝게 비치는 곳에 전시하십시오. 그리고 멀리 떨어져서 감상한다면 불꽃이 번뜩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성경과 예술의 하모니: 구약』 
신영우 지음 | 코람데오 펴냄|538쪽|2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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