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다이어리를 사는 이유… 예쁨·신념·에세이?
당신이 다이어리를 사는 이유… 예쁨·신념·에세이?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12.12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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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다이어리’에 대한 인기는 단순히 ‘연말이기 때문’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다이어리의 인기는 매해 증가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해마다 이맘때쯤 각종 포털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다이어리와 관련된 말들이 넘쳐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상의 검색어 통계치를 분석해주는 ‘네이버 트렌드’에 따르면, 매년 ‘다이어리’라는 단어가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횟수는 10월 말쯤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2월 말에서 1월 초에 정점을 찍고 다시 내려간다. 한 해에 다이어리가 검색되는 횟수는 보통 이런 사이클을 그리며 움직인다.

‘다이어리’가 검색되는 횟수를 연도별로 비교해보면, 2016년과 비교해 2017년에, 2017년과 비교해 올해 확연히 증가한다. ‘네이버 트렌드’는 조회기간 내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표현해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내는데 2016년 ‘다이어리’ 최대 검색량이 71인 반면, 2017년 100이었다. 올해는 아직 검색량 최대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일별 검색량이 지난해보다 높다. 

다이어리가 남기는 ‘예쁨’ 

그렇다면 사람들이 다이어리 구매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뭘까.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사이트 ‘썸트렌드’에서 ‘다이어리’라는 단어를 분석해본 결과, ‘다이어리’와 가장 많이 연관된 감성으로 ‘귀엽다’ ‘예쁘다’ ‘디자인 다양하다’ 등이 나왔다. 

연관어 또한 다이어리를 꾸미는데 사용하는 ‘스티커’가 1만2,89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진’(5,861건), ‘표지’(5,823), ‘커버’(5,321) 등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다음 카페 7시 인기 글’ 순위에서 ‘플랜 그리드 다이어리’ 관련 게시물이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단순히 ‘예쁘다’는 이유에서였다. 네티즌들은 해당 다이어리의 색감과 깔끔한 디자인을 칭찬했다. 

이렇게 보면 다이어리 구매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디자인’을 즐기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19』의 저자들은 2019년의 소비 트렌드로 ‘컨셉’을 꼽으며 “가성비나 품질보다 컨셉이 화두가 된 시대”라며 “과거에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이유 있는 소비’가 만족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쾌락적이고 유희성이 강한 ‘컨셉 있는 소비’가 더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이어리가 남기는 ‘신념’ 

‘썸트렌드’ 분석에 주목할 것이 또 하나 있다. ‘다이어리’ 연관어 중에서 ‘마리몬드’라는 단어가 7,930번 언급되면서 5번째로 높은 연관성을 나타낸 것이다.  

‘마리몬드’는 위안부 할머니를 지원하는 온라인 상점으로, 다이어리를 구매하면 일정 금액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쓰인다. 17,500원으로 다이어리치고는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편인데도 SNS나 블로그를 통해 구매 인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리몬드’의 다이어리가 다른 다이어리와 비교해 디자인이 특출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지는 것은 ‘신념’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이를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는 “자기 주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던 자기만의 의미, 그러니까 취향과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커밍아웃’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을 ‘미닝아웃’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이어리가 남기는 ‘책’ 

“다이어리에다 기록한 글을 책으로 내보고 싶어요”라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일기가 어떻게 책이 되냐는 이들도 있겠지만, 일기 형식의 에세이는 올해 서점가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인터파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들 10권 중에서 에세이만 4권이다. 인터파크 도서는 올해 도서 판매 키워드 5가지 중 하나를 ‘에세이’로 선정하기도 했다. 예스24 ‘2018년 종합 도서 판매 순위’ 10위권에서도 에세이가 무려 6권이었다. 예스24는 2018년 출판 관련 키워드 중 하나로 ‘생활밀착 에세이’를 선정하기도 했다. 교보문고 ‘2018 연간 베스트셀러 및 결산 발표’에서 역시 가장 많이 팔린 10권 중 6권이 에세이였다.  

국가적으로도 전문작가가 아닌 개인의 출판을 장려하는 추세다.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는 매해 ‘우수 출판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이 쓴 원고를 진흥원에 보내면 진흥원 측에서 원고를 선정해 출판사와 연결해 주고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총 1,000만원을 지원한다. 이렇게 해서 올해에만 140여권의 책이 탄생했다. 박재용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기획조정팀장은 “원고를 책으로 출간해야만 지원금을 주니 중간에 출간이 좌절되는 확률이 드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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