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페미니즘을 논하다 『한국, 남자』
[지대폼장] 페미니즘을 논하다 『한국, 남자』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2.0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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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해방 이후) 좌파의 경우 여성해방은 민족 해방과 계급해방이 완성되면 뒤이어서 달성될 순차적 과업이고, 그렇기 대문에 여성해방을 먼저 내세우거나 여성이 혁명을 지도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펼쳤다. 반면 우파는 새로운 국가에서 여성의 바람직한 역할은 현모양처로서, 국가를 이끌어 갈 자녀들을 출산하고 훌륭하게 키우는 것이 여성의 본분이라고 주장했다. <104쪽> 

성적 자유주의의 극단적인 버전은 PC 통신 등에서 '논객'으로 활동하던 김완섭의 '창녀론'이다. 그는 여성의 순결이 하나의 상품이고, 결혼은 남자가 경제적 책임을 지는 대신 평생 성교권을 사는 장기적 매춘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모든 여성이 창녀임을 인정하는 것이 여성해방이며, 당당하게 화대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김완섭에게 있어서 여성은 자신이 가진 성을 팔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다. <156쪽> 

고개 숙인 남자들에 대한 동정 담론의 연장선상에서 '아버지-신파문학'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소설가 조창인의 『가시고기』와 김정현의 『아버지』였다. 『가시고기』의 아버지는 한물간 시인으로 떠난 아내가 남기고 간 백혈병 걸린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의 장기를 팔려다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각막을 팔아 아들을 수술시키고 전처에게 떠나보낸 뒤 죽음을 맞이한다. 『아버지』의 아버지는 공무원으로 가족을 돌볼 틈 없이 일했지만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로 역시 말기 암을 선고받는다. 뒤늦게 아버지의 시한부 소식을 전해들은 가족은 아버지와 화해를 시도하지만, 심해지는 고통 끝에 아버지는 결국 친구인 의사에게 부탁해 안락사를 택한다. <171쪽> 

2000년대 이후의 여성 혐오는 이미 한국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된 사이버 공간에서 맹위를 떨쳤다. 가장 먼저 등장한 여성혐오의 표상은 '꼴페미'였다. 꼴페미는 군 가산점 논쟁을 벌이던 남성들이 군 가산점 폐지 찬성을 주장했던 여성들에게 붙인 이름이다. 자신의 남성성을 지나치게 과시하는 남성들에게 붙이던 '꼴마초'라는 단어를 뒤집은 것으로, 이들은 '남녀평등'을 추구하는 '진정한 페미니즘'과는 다르게 여성 상위를 주장하는 '변질된 페미니즘'을 신봉하는 이들이라고 주장됐다. <201쪽>   


『한국, 남자』
최태섭 지음 | 은행나무 펴냄|280쪽|15,000원

* 지대폼장은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이라는 뜻으로 책 내용 중 재미있거나 유익한 문장을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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