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이 책의 저자는 육아 전문가가 아니다. 관련 (유아) 학과를 졸업하지도 않았다. 저자는 자신을 "그저 네 살 아들의 초보 엄마일 뿐"이라고 소개한다. 그래서인지 '~해라' '~하지 마라' 일색인 여타의 육아 책과 결을 달리한다. "엄마가 되고 나서 바닥까지 내려가 난생처음 진짜 자신과 조우했다"는 저자는 치열했던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인 육아 일상을 책에 담았다.
책에는 임신해서 병원에 다니고 태교를 하고 출산·양육을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저자가 엄마로서 겪고 느끼고 주장하고픈 바가 빼곡하게 자리한다. 낯 뜨거운 부위에 닿는 차가운 금속 기구(산부인과)에 대한 거부감, 좋은 엄마의 잣대로 작용하는 태교에 대한 부담감 등 엄마가 되기 위해 경험해야 할 각 과정을 소개하고 소신을 덧붙인다. 그리고 그 소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용정보를 담아 (예비) 엄마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독박육아 대신 엄마들이 함께하는 공동육아를 주창하며 '이유식 공동육아 모임' 운영 팁과 함께 아빠 육아를 지원·교육하는 기관 정보 등 살아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은 정보와 공감이 적절히 버무려진 맛있는 비빔밥 같다. 엄마라면 누구나 관심 갖고 공감할 내용과 정보를 맛깔나게 비벼냈다. 저자는 '먹덧'(먹는 입덧)을 10개월간 견지하면서 20㎏ 불어난 몸을 두고, 마른 몸매를 '미'의 획일적인 기준으로 삼는 우리 사회에 일침을 가한다. 그러면서 출산 후 체중 관리는 '산후 다이어트'가 아닌 '산후 회복 타임'이라며 인식의 전환을 주장한다. 또 '임산부 배지'가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임신은 벼슬입니다'라고 소리쳐 외쳐보기도 한다.
저자는 "엄마가 되고 나서야 엄마로 살아가기가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다"며 "엄마로 살게 해줘서 고맙다"고 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한 숟가락 두 숟가락 내용을 섭취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과 뇌가 든든해지는 기분이 든다.
『육아가 유난히 고된 어느 날』
이소영 지음 | 씽크스마트 펴냄|280쪽|1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