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945년: 우리들이 몰랐던 희망, 혼란 그리고 자유의 짧은 시대 이야기
이 책은 1945년 8월 9일 소련군 참전부터 김일성 등장까지 67일의 짧은 기간의 이야기다. 이 시대는 혼란과 희망, 격동과 자유의 시대였다. 식민지 정권은 무너졌지만 아직 김일성 정권은 설립되지 않았던 때 북조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희망했는지, 그리고 소련 군대가 어떻게 북한의 지도자로 김일성을 선택했는지 파악하고자 했다. 이 시대에 활동했던 우파 민족주의자, 사회민주주의자, 소련의 통제하에 있지 않았던 공산주의자들의 흥망과 김일성을 중심으로 하는 정권의 첫걸음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소련 측 1차 자료와 현지에 있었던 당시 사람들의 증언 등 이 책의 사료는 소련군의 참전에서 시작해 낙하산 수령인 김일성의 즉위로 종결된 이 시대의 다채로운 장면을 재건한다.
러시아 국적인 젊은 저자는 기존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료로 북한 역사에서 결정적인 시대를 더 세부적으로 소개하고 분석한다. 그리고 아직 한국 학계에서 소개되지 않은 러시아 문서를 활용해 정리했다. 이들 중에 제일 흥미로운 것은 소련 장교 게오르기 표도로프 중령과 유리 립시츠 소령의 보고 요지다. 소련에 위치한 연해 군구에서 북조선에 파견된 이들은 북조선의 붕괴된 경제, 인민을 약탈하는 붉은 군대, 굶어 죽는 사람들에게도 쌀 배급을 거부한 치스탸코프 사령관에 대해 보고했다. 영관급 장교였던 표도로프와 립시츠는 자신보다 훨씬 높은 권력자의 잔혹한 정책에 대해 용감하게 진실을 밝혔고, 이들의 노력 덕분에 수많은 생명이 살아남았다. 이와 같은 사료를 통해 우리는 이 시대의 몰랐던 영웅과 악인을 만날 수 있다.
■ 김일성 이전의 북한: 1945년 8월 9일 소련군 참전부터 10월 14일 평양 연설까지
표도르 째르치즈스키(이휘성) 지음 | 한울엠플러스 펴냄 | 232쪽 |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