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파이 굽는 엄마가 전하는 인생 레시피
[포토인북] 파이 굽는 엄마가 전하는 인생 레시피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1.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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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의 『파이 굽는 엄마』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20대에 고향인 미국을 떠나 한국에 와서 장애인 아이들을 돌봐온 트루디 원장. 이 책은 평생 파이를 구우며 사랑을 나눠온 엄마(트루디 원장)의 뒷모습을 닮고 싶은 아들의 포토 에세이다. 지금도 수원 원천동의 작은 커피숍에서 과자와 빵을 구우며 장애 학생을 돕는 엄마의 모습을 향긋한 파이 향과 함께 담았다. 

[사진제공=바이북스]
[사진제공=바이북스]

파이 반죽은 모든 재료를 '섞거나 뒤엎는' 과정이다. 우스갯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죽의 뜻을 '반쯤 죽이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저자는 그런 반죽을 보면서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어지러울까' 생각하면서도 불평 한마디하지 않고 순수히 주인에게 자신을 맡기는 반죽으로부터 깨달음을 얻는다. 반쯤 죽어야 결국 부드러워지고, 비로소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할 수 있듯이 우리도 그렇게 거듭나야 한다고 말이다. 

[사진제공=바이북스]
[사진제공=바이북스]

트루디 원장의 아들은 엄마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로 '예술가'를 꼽았다. 엄마가 예술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 자리에 예술적 감각과 터치가 돋보여서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이든, 파이 굽기든 대충 하는 일이 없다. 작고 섬세한 것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섬세함이란 어쩌면 상대방을 위한 배려이자 섬김이다. 작은 차이를 통해 감동을 안겨줄 수 있으니 말이다. 

[사진제공=바이북스]
[사진제공=바이북스]

이른 나이에 한국에 온 트루디 원장은 부단한 노력에도 서툰 우리말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한번은 시내에 나갔다가 배가 아파 급하게 약국을 찾았다. '배탈'이란 말이 떠오르지 않아 '배에 털이 났는데 도와달라'고 말했더니 약국 아저씨는 숨이 멎을 정도로 웃음을 터트렸다. 무안해진 트루디 원장은 결국 약국을 뛰쳐나왔다. 살다가 가끔씩은 실수를 해야 웃을 일도 생기는 것 같다. 

[사진제공=바이북스]
[사진제공=바이북스]

머핀 하나하나가 선반 위에 올려지는 과정도 예술이다,. 먹는 맛도 중요하지만 보는 맛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쁘게 정돈된 모습으로 선반 위에 피라미드처럼 차곡차곡 머핀이 올려지면, 이제 고객 맞을 일만 남았다. 머핀은 자신의 자리에서 숨죽이며 손님을 기다린다. 자신을 데려갈 새로운 주인의 손길을 말이다. 날마다 자신을 내어주는 머핀을 바라보며 저자는 '나는 누군가의 손길이 머무를 만한 준비를 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자신을 되돌아 본다.  


『파이 굽는 엄마』 
김요한 지음 | 유재호 사진 | 바이북스 펴냄|244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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