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 먹을까? 터키·아프리카 음식 추천... 세계 음식 in 서울
주말에 뭐 먹을까? 터키·아프리카 음식 추천... 세계 음식 in 서울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1.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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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해외 여행지에서 맛보는 색다른 음식은 여행의 큰 재밋거리다. 낯선 풍경·인파 속에서 먹는 이색 음식은 ‘세상은 넓고 음식은 많다’는 익숙한 깨달음을 상기시키며 여행에 감칠맛을 더한다. 40회 넘게 해외 미식 여행을 다녀와 책 『여행, 잘 먹겠습니다 1·2』를 펴낸 식도락 여행 전문가 신예희 작가가 “(세계 각국 음식 앞에서) 나는 아직 한 떨기 우물 안 개구리”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점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주변에서 즐길 수 있다. 물론 ‘현지 분위기’란 특별한 양념이 빠지지만, 특색 있게 꾸며진 식당들이 나름 현지 분위기를 자아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신 작가는 책 『여행 잘 먹겠습니다 2』에서 터키, 몽골, 우주베키스탄 음식을 추천한다.

이슬람 음식을 즐기기 위해서는 이태원이 제격이다. 신 작가는 “미군 부대의 평택 이전으로 미군 수가 줄면서 다양한 국적과 인종이 이태원을 메우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무슬림의 세력 확장이 눈에 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슬람 식당은 이태원 소방서 뒤편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한국 이슬람교 서울 중앙성원)을 중심으로 주변 골목을 그득하게 메우고 있다.

[사진제공=비전비엔피]
[사진제공=비전비엔피]

먼저 사원 건물 1층에 있는 ‘살람 베이커리’에서는 터키 전통 파이 과자인 ‘바클라바’(Baklava)를 맛볼 수 있다. 바클라바는 얇은 페이스트리 반죽 사이에 호두나 피스타치오, 헤이즐넛 등 견과류를 잘게 다져 넣고 꿀과 시럽을 뿌려 구운 과자로, 깨무는 순간 ‘프스스’하는 소리가 식감을 자극한다. 신 작가는 “바클라바는 한국인에게 생소한 음식이지만 터키에서 시작해 그리스와 불가리아, 알바니아 등 동유럽을 제패하고 요르단과 시리아, 레바논, 이란 등 중동 곳곳을 꽉 잡은 대단한 과자”라며 “진열장만 들여다봐도 눈으로 설탕이 흡수되는 느낌”이라고 소개한다. 운이 좋으면 터키인이 즐겨 마시는 터키식 홍차 ‘차이’를 대접받을 수도 있다.

[사진제공=비전비엔피]
푸푸(사진왼쪽)와 에구시 스프. [사진제공=비전비엔피]

이태원에서는 일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프리카 요리도 접할 수 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 인근의 ‘아프리카 거리’(정식명칭은 이화시장길)가 그곳이다. 이태원 파출소 뒤편의 낡은 건물 2층에 있는 ‘해피홈 레스토랑’에서는 ‘푸푸’와 ‘에구시 수프’를 맛볼 수 있다. 푸푸는 우리의 밥과 같은 음식으로 전분이 다량 함유된 뿌리채소와 과일을 푹 삶아 공이로 찧어 만든 음식이다. 조그맣게 떼어내 수프에 찍어 먹는데, 이때 주의가 필요하다. 신 작가는 “푸푸를 먹을 때는 반드시 오른손만 사용하고, 씹지 말고 혀로 부드럽게 으깨다 꿀꺽 삼켜야 한다. 그게 매너”라며 “우리나라가 젓가락질 가지고 가정교육을 논하듯 독특한 식습관과 예의범절은 어느 문화권이든 다 있는 듯하다”고 말한다. 이어 “에구시 수프는 에구시(간 멜론 씨) 가루와 생선 육수를 섞어 만든 나이지리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북어 비슷한 맛이 난다”며 “솔직히 말해 즐겁고 신나는 맛은 아니다. 서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두루 먹는 음식을 먹어본다고 생각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호쇼르. [사진제공=비전비엔피]
호쇼르. [사진제공=비전비엔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 위치한 광희동 몽골 거리에서는 몽골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곳은 본래 1990년대 후반 동대문 의류 시장에 물건을 사러 온 러시아 도매상인이 북적이던 곳이었지만, 물가가 올라 한산해진 자리를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이 채웠다. 그중에서도 ‘뉴 금호타워’ 안에는 몽골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여럿 위치한다. 3층 ‘잘로스’ 식당에서는 우리나라 만두와 비슷한 ‘호쇼르’와 ‘마태차’를 맛볼 수 있다. 호쇼르는 소금과 후추로 양념해 볶은 양고기를 큼직한 만두피에 넣고 접어 먹는 몽골인의 애용식이다. 몽골인이 사랑하는 음료로는 밀크티로 분류할 수 있는 ‘수태차’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일반 밀크티와는 달리 소금 간이 더해져 달달한 맛은 없다. 신 작가는 “몽골 음식 대부분은 기름지고 느끼한 편인데, 과거 유목 생활을 하면서 체온·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열량 음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샤슬릭(사진왼쪽)과 카잔 카봅. [사진제공=비전비엔피]
샤슬릭(사진왼쪽)과 카잔 카봅. [사진제공=비전비엔피]

광희동에는 우즈베키스탄 식당도 자리한다. 인근 광희빌딩 길 건너편 좁은 골목 안쪽에 위치한 우주베키스탄 식당 ‘사마루칸트’에서는 양고기 요리가 군침을 삼키게 한다. 한글을 함께적은 메뉴판도 흥밋거리 중 하나인데, 예를 들면 볶은 양고기가 들어간 큼직한 삼각형 빵 ‘쌈싸’는 ‘빵 속 에 고기’로 표기하는 식이다. 우즈베키스탄식 양갈비찜인 ‘카잔 카봅’, 골프공 크기의 고깃덩어리를 숯불에 구워낸 양고기 꼬치구이 ‘샤슬릭’ 등을 판매한다. 신 작가는 “카잔 카봅은 무쇠 냄비라는 뜻의 카잔과 케밥의 우즈베키스탄식 발음인 카봅의 합성어”라며 “한국 갈비찜과 재료도 맛도 다르지만 야들야들하고 보들보들한 육질만큼은 비교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늘게 채 썬 당근을 새콤달콤하게 무친 우즈베키스탄식 샐러드는 얼핏 보기에는 당근만 한 주먹 담아놓은 것 같지만 아삭아삭하고 새콤한 게 자꾸만 손이 간다”고 덧붙인다.

이번 주말에는 접해보지 못한 이색음식으로 맛의 경험 폭을 넓혀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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