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 vs 리디셀렉트... 아직까지는 ‘밀리’?
밀리의 서재 vs 리디셀렉트... 아직까지는 ‘밀리’?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1.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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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밀리의서재,리디셀렉트 홈페이지]
[사진출처=밀리의서재,리디셀렉트 홈페이지]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출간(10월 2일) 소식과 함께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이국종 교수(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의 책 『골든아워1·2』가 리디(주)의 무제한 월정액 도서대여 (리디셀렉트) 목록에 포함되면서 해당 서비스가 관심을 받는다. 총 3만1,600원(권당 1만5,800원·2권 )에 해당하는 책을 월정액 6,500원으로 읽어볼 수 있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사람이 ‘리디셀렉트’를 찾고 있다. 월정액 도서대여 업계의 쌍두마차로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아 온 ‘밀리의 서재’가 ‘골든아워’ 전투에서만큼은 승기를 내준 모습이다.

국내에 월정액 도서대여 서비스 포문을 연 것은 웅진씽크빅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서영택 대표가 이끄는 (주)밀리의 서재다. 사업 초기에는 10권(월 9,900원 )으로 제한된 월정액 서비스(‘밀리의 서재’)를 제공했으나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 지난해부터는 권수 제한을 폐지하는 과감한 전략을 취했다. 밀리의 서재가 독주하는 상황에서 지난 7월, 기존 e북 분야의 강자인 리디(주)가 무제한 월정액 모델 '리디셀렉트'를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에 불이 붙었다. 거기에 예스24와 교보문고의 월정액 도서대여 서비스 준비 소식이 전해지면서 ‘독서 트렌드’가 ‘무제한 월정액 모델’로 변화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도서정가제의 법망을 피하기 위한 ‘장기대여제’(도서 절반 가격에 10~50년 대여 )가 서점과 출판사의 자율협약에 따라 대여 기간이 3개월 이하로 축소되면서 돌파구가 필요한 출판시장에 지각변동이 크게 일어나는 모습이다. 현재 월정액 도서 대여시장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한 리디셀렉트와 미리의 서재를 깊숙이 비교·분석해본다.

밀리의 서재가 지닌 강점은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 독서 커뮤니티다. 포스트와 개인 서재라는 개념을 도입해 내가 읽고 쓰는 내용을 이웃과 나눌 수 있고 반대로 유명 작가, 평론가, 아나운서 등 이웃의 포스트와 온라인 서재를 방문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내가 추천한 책을 누군가가 읽을 때마다 100원의 수익을 지급하도록 해 이용자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현재 3만 개가 넘는 서재가 운영 중이다.

이에 비하면 리디셀렉트는 특별한 흥밋거리를 제시하지 않는다. 이용자가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치 없이 오로지 콘텐츠 질로 승부를 거는 모습이다. 리디셀렉트 관계자가 “리디북스(e북 판매)에서 매출액과 평점 기준으로 상위 5% 도서를 선정해 리디셀렉트를 구성한다”며 “사실상 리디셀렉트 책 대부분이 베스트셀러라고 보면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이용자 유인 방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리디셀렉트 측은 지난 6월 책 소개 콘텐츠를 카드뉴스와 북 트레일러로 소개하는 (주)디노먼트 (‘책 끝을 접다’ 서비스 제공 )를 인수해 구독자 모집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책 끝을 접다’는 책에 대한 흥미를 극대화하는 콘텐츠 구성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책을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리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두면서 “죽은 책도 다시 살린다”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도서 큐레이션도 밀리의 서재만의 큰 특징이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책 분류를 세분화해 장르, 기분, 목적, 테마에 따라 손쉽게 책을 선택하도록 돕는다. 소설, 에세이, 실용서 등 장르 구분은 물론 건강, 페미니즘, 장사, 반려동물, 대인관계, 결혼 등 다양한 주제별로 도서를 구분했다. 또 ‘이럴 땐 이런 책’이란 코너를 통해 ‘할아버지·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 ‘이별의 슬픔에 잠겼을 때’ ‘신입사원 꿀팁’ 등 다양한 상황별 추천도서로 이용자의 선택권을 높였다. 도서 내용을 전문가가 짧게 요약해 책을 보면서 듣도록 한 ‘리딩북’을 통해서는 단시간에 핵심을 파악하고 싶은 독자나, 여건상 책을 보는 것보다 듣는 것이 편한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다만 콘텐츠가 다양한 만큼 화면 구성이 복잡해 미로를 헤매는 느낌이라는 불평이 나오기도 한다.

반면 리디셀렉트는 비교적 단출한 콘텐츠 나열로 허전해 보인다는 의견과 일목요연하다는 상반된 의견을 얻는다. ‘보통 사람을 위한 실전 교양’ ‘하루 한 줄, 마음을 채우다’ ‘창업준비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미국인이 사랑한 소설’ 등 테마별 추천도서와 인기도서 그리고 카테고리별 도서 등으로 비교적 단출하게 분류해 밀리의 서재보다는 다양성 면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밀리의 서재가 풍기는 다소 복잡한 느낌을 덜어내, 사람에 따라 훨씬 깔끔하고 보기 좋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최신 도서를 포함해 전체 도서 보유 수량은 밀리의 서재가 좀 더 앞서가는 모습이다. 밀리의 서재는 일반도서, 잡지, 드라마 대본, 전문·종교 서적 등을 포함해 2만5,000권이 넘는 도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월 1,000권 가까이 꾸준히 신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비중(교보문고 기준 )은 20~40%에 달한다. 그에 비하면 리디셀렉트 도서 보유량은 2,600권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초기(지난 7월 ) 1,000권에서 3개월여 만에 큰 폭으로 증가하며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도서 대부분이 베스트셀러로 구성돼 깔끔한 앱(APP) 디자인만큼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도서보유량, 베스트셀러 비중, 콘텐츠 다양성, 온라인 e북 커뮤니티 반응 등을 종합해 볼 때 밀리의 서재의 손을 들어주는 사람이 더 많은 모양새다. e북 마니아 중 상당수는 “역사, 인문 등 내 취향에 맞는 책이 많다” “절대적인 책 보유량이 많다” “소통할 수 있는 이웃이 있어 책 읽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등 리디셀렉트보다 밀리의 서재를 선호하는 다양한 이유를 전했다. 반대로 밀리의 서재 이용을 꺼리는 이유는 대부분 동일하다. “앱(APP) 사용이 불편하다.” 실제로 밀리의 서재 앱이 출시된 초기 많은 사람이 “서비스는 마음에 들지만, 수준 낮은 앱을 견딜 수 없어 이용을 포기한다”는 불평을 쏟아냈다. 빈번한 오류로 앱 동작이 멈추는 시스템적인 문제와 함께 읽고 있는 도서 쪽수 표시가 안 되는 등 편리성 문제가 자주 지적돼 왔다. 리디셀렉트와 달리 모바일 앱에서 ‘검색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점도 불편사항으로 지목된다. 또 책 목록 화면의 스크롤을 내려가면서 특정 책 내용을 확인한 후 ‘뒤로가기’로 다시 책 목록 화면으로 돌아갈 경우 초기화면(최상단 첫 번째 책 표시 )으로 돌아가는 문제도 원성을 자아낸다. 이전에 보던 화면이 표시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경우에 따라 다시 스크롤을 내려 원하는 지점을 찾아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밀리의 서재도 이를 인지해서인지 최근 빈번하게 앱 업데이트 작업을 벌이면서 앱 안정성 확보에 나선 모습이지만, 아직도 앱 이용의 안정·편리성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밀리의 서재를 선택하는 이용자가 많은 듯 보이지만, 리디셀렉트의 맹추격이 이어지면서 향후 판세 변화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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