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몰락한 사대부 이중환, 그는 왜 택리지를 쓰게 됐나?
[책 속 명문장] 몰락한 사대부 이중환, 그는 왜 택리지를 쓰게 됐나?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11.02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청담이 독창적 저술을 짓게 된 동기는 대략 다섯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정계에서 완전히 몰락하고 사대부 사회에서 철저하게 배척당한 지식인의 자기표현 욕구이다. 1725년 이후 청담은 30여 년 동안 관계에서 완전히 축출된 상태로 지냈다. 만년에 당상관 품계를 받기는 했으나 죽을 때까지 정치적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 (중략) 주변이 너무도 괴괴해 살아 있어도 산 사람 같지 않았다. (중략)

둘째는 지은이에게 닥친 실존적 위기다. 살육전으로 치달은 극심한 당쟁에서 패배해 생존의 위기에 내몰렸고 유배를 벗어난 이후에도 만년까지 생계를 잇기 힘들 만큼 궁핍해졌다. (중략) 그런 처지로 몰린 청담은 궁핍을 혼자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사대부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로 간주했고, 오랫동안 직접 겪고 견문해 얻은 정보를 종합해 비슷한 처지의 사대부에게 새로운 주거지를 골라서 살아보라 제안했다. 청담의 제안은 실존적 위기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었다. (중략)

셋째는 지리와 경제에 대한 청담의 관심이다. 특히 경제적 관점은 청담이 지리를 보는 근본적이고 절대적인 요인이다. 청담이 학문과 정치의 모델로 삼은 허목은 이 저작에서 조선 팔도를 권역별로 묘사하되 자연지리보다는 풍속과 인심 물산 등에 더 비중을 뒀다. 청담이 60세 전후해 이익에게 몇 종의 저술을 보여줬을 때 이익은 몸과 집안을 다스리는 내용에서 산천, 토속, 풍요, 물산에 이르기까지 갖춰 기술하지 않은 것이 없다. 요컨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고 평했다. <12~14>

중년, 잠시 멈춤
이중환 지음안대회·이승용 외 옮김Humanist 펴냄56035,00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용채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박용채 070-4699-7368 pyc4737@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