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관점에서 한국을 그린 책이다. 여느 책처럼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와 좌충우돌하는 체험기와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한국 사회가 지닌 추한 면모를 고발하는 르포타주도 아니다. 14시간 시차를 둔 콜롬비아에서 온 저자가 한국과 콜롬비아의 경계선에서 풀어낸 삶의 고백이다. 눈 쌓인 날 한국인 아내와 이태원의 낡은 연립주택에서 네 개의 짐가방으로 살림을 꾸려 2년 뒤 5톤 트럭에 살림을 가득 싣고 이사하기 까지 저자의 머릿속을 스쳐간 단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익숙한 한국의 조직, 종교, 가족, 성문화 그리고 회색 도시 풍경을 새롭게 직시하는 힘을 내재하고 있다.
■ 한국에 삽니다
안드레스 솔라노 지음 | 이수정 옮김 | 은행나무 펴냄|224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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