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데 차 한잔 하실래요?”… 알고 마시면 ‘매력만점’
“쌀쌀한데 차 한잔 하실래요?”… 알고 마시면 ‘매력만점’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10.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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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국내 최초 티 전문연구기관 한국티소믈리에 연구원의 목요일 저녁 10. 교실을 메운 20여 명의 직장인들이 커피포트를 앞에 두고 공책에 뭔가를 받아 적고 있다. 갖가지 차에 관한 지식이다. 730분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이지만, 학생들의 표정은 전혀 지루하거나 피곤해 보이지 않는다. 한 직장인은 차 배우기 딱 좋은 계절이지요라고 말했다.

한국티소믈리에 연구원 관계자는 “9, 10, 11월에 평일반, 주말반, 저녁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진행하는데 수강생이 많고 열의가 대단하다차에 대한 관심이 매년 높아지고 있고 차 산업 규모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분기마다 수강생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 시장이 포화 상태다 보니 커피 바리스타들도 차에 관심을 두고 배우기도 하고 건강과 취향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따라 취미로 관심을 갖고 배우러 오는 분도 많다차에 대한 기초를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 차를 혼합해 새로운 차를 만드는 티블렌딩이 색다른 체험으로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차 시장은 지난 10년간 두 배로 성장했다. 세계 1위 차 생산 및 소비국인 중국에서의 차 소비가 2배로 증가하며 견인차 역할을 했고, 그 외 국가들의 차 소비도 꾸준히 증가한 덕이다. 정승호 사단법인 한국티협회장은 “건강과 관련한 차의 효능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차 소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17세기 동양에서 서양으로 전해진 뒤 19세기에 꽃을 피웠던 서양의 차 문화가 다시 21세기에 동서양으로 퍼졌고, 특히 종주국인 중국의 경우 차에 대한 재해석으로 ‘제2의 차 르네상스기’에 놓여 있다”고 평했다.

차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서도 만만치 않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8 서울 커피 앤 티 페어’(COFA)에는 90여 명의 선수가 ‘티소믈리에챔피언십’과 ‘한국바리스타챔피언십’ 등에 참여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참가자 중 한 선수는 “차를 알면 알수록 더욱 깊고 풍부한 차의 세계에 빠질 수 있다”며 차에 대한 매력을 피력했다. 또 다른 선수는 “차에는 음료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며 모호한 뜻의 찬사를 던지기도 했다. 한편, 왕젠룽 중국차엽박물관장은 그의 책 『기초부터 배우는 중국차』에서 “차를 마시기는 쉽지만, 차를 아는 것은 어렵다. 차를 마시는 사람에게 있어 차는 그저 갈증을 덜어 주고 피로를 해소해 주는 음료일 뿐이지만, 차를 아는 사람은 좋은 차의 참맛을 음미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를 통해서 인생의 지혜까지 깨우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처럼 누군가에는 절대적으로 매력적인 차, ‘알고’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일단, 차는 마셔보고 골라야 한다." 왕젠룽 중국차엽박물관 관장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좋은 차는 맛이 청량하고, 쓴맛과 떫은맛이 없으며 향도 오래 지속된다. 찻잎을 고를 때는 보기’ ‘맡기’ ‘맛보기를 기억하면 좋다. 차를 우렸을 때 찻물이 색상이 밝고 투명한지, 찻잎은 가늘고 연한지 등을 살핀다. 다음으로 충분히 우려내 따뜻한 찻물의 향을 맡는다. ‘향을 마신다는 표현이 있듯, 차의 향은 꿀 향부터, 밤 향, 꽃 향, 과일 향, () 향까지 다양하다. 다만, 잡냄새가 나는 차는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찻물의 맛을 본다. 찻물의 맛은 여러 가지 용어로 표현된다. 강렬하고 자극적이면서 수렴성이 있는 농렬’, 신선하고 청량한 선상’, 달콤하면서 청량한 첨상’, 감미롭고 순수하면서 농후한 순후’, 감미롭고 순수하지만 덜 농후한 순화등이 있다. 왕젠룽은 좋은 차는 종류를 불문하고 찻빛이 한결같이 밝고 투명하다고 말했다.

같은 종류의 차라면 보통 가격이 높은 차가 품질이 좋을 수 있지만, 찻잎의 가격은 매년 시장의 수급과 상업적 투기, 원가 등의 요소에 영향을 받아 가격만 가지고서는 품질을 판단할 수 없다. 같은 차라도 봄, 여름, 가을 수확 시기마다 맛이 다르다. 봄에 수확하는 춘차는 맛이 신선하고 진하며 청아하면서 순수하다. 향은 농후하다. 녹차는 춘차의 품질이 가장 좋다. 여름에 따는 하차는 맛이 쓰고 떫다. 홍차는 여름에 딴 것이 가장 맛이 농후하다. 가을에 딴 춘차는 하차와 춘차 중간 정도의 맛과 향을 낸다.

차는 단순히 맛과 향 외에 ‘건강’이라는 요소도 품고 있다. 최근 찻잎의 항암 효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찻잎에 함유된 타닌 물질(폴리페놀류)과 비타민 C, 비타민 E는 암을 예방하는 효능과 암세포를 억제 및 파괴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한국티소믈리에 홍정연 홍보팀장은 가을에는 따뜻한 홍차나 우롱차를 즐기기 좋다특히, 진한 홍차에 우유를 부어 먹는 밀크티가 인기 있다고 말했다. 왕젠룽은 가을은 몸의 진액이 아직 균형을 회복하지 못한 시기다. 주로 철관음’, ‘봉황단총등의 우롱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또한 홍차와 녹차를 섞어서 마실 수도 있는데, 열을 내리고 더위를 가시게 하며, 가래를 삭이는 효능도 있어서 가을에 마시기에 매우 좋다고 추천했다. 차 마시기 딱 좋은 계절, 더 재밌고 맛있게… 그리고 건강하게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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