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포스트 게놈 시대’ 생명 과학기술의 최전선에서 전한다…
[책 속 명문장] ‘포스트 게놈 시대’ 생명 과학기술의 최전선에서 전한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10.23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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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2015년 여름쯤이었을까.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중국 옌볜대학교와 공동으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슈퍼 돼지를 만들었다는 연구 발표가 있었을 때도 그랬다. 기자는 엄청난 근육질의 돼지 사진을 보여 주며 가장 먼저 먹어도 괜찮은가요?”라고 물었고, 나는 화가 나서 먹어서 괜찮으면 무슨 짓을 해도 괜찮은가요?”라고 되물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기자에게 화낼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 자신도 잘 알면서. 아마도 기자는 사람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물은 것이리라.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생명 과학 기술이 받아들여지는 수준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생명 과학 기술에 대한 이런 수준의 지식만으로는 살기 어려운 시대를 우리는 이미 맞고 있다. <8>

유전병은 인류가 유전체의 정보를 읽어 내고자 하는 직접적 원인이 됐다. 1980년대 이후 유전자를 임의로 조작해 세포 내에서 발현시킬 수 있는 DNA 재조합 기술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과학자들은 유전자 치료’(gene therapy)를 꿈꾸게 됐다. 유전자 치료란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비정상 유전자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그것을 정상 유전자로 대체해 유전적 결함으로 인한 질병을 고치고자 하는 치료법이다. (중략) 2013년부터 유전체 내의 특정 유전자 염기 서열은 손쉽게 인식해 자르는 유전자 가위‘CRISPR’과 이를 이용해 유전체 DNA 정보를 인간의 의도에 따라 자르고 붙이고 고치는 유전체 편집(genome editing)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103>

일단 태어난 후에 유전자 치료를 적용하는 것은 대부분 한시적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그러나 세포 1개로 이뤄진 수정란이나 세포가 몇 개 되지 않는 아주 초기의 배아에 유전자 치료를 적용할 수 있으면 유전자 결함이 교정된 배아로부터 몸을 이루는 세포 전체의 유전체 정보가 교정된 개체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간 배아에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해 유전체를 교정하거나 편집하고자 하는 시도는 매우 유혹적일 수 있다. <156>

송기원의 포스트 게놈 시대
송기원 지음사이언스북스 펴냄264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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