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에 ‘발끈’한 택시업계, 파업 맞불... ‘생존권 vs 국민 편의’
‘카카오 카풀’에 ‘발끈’한 택시업계, 파업 맞불... ‘생존권 vs 국민 편의’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0.18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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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출퇴근 때 같은 방향의 사람을 연결해주는 ‘카풀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운전자를 모집하고 나서면서 택시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카풀 서비스를 준비 중인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 자회사)는 지난 15일 운전자용 애플리케이션 ‘카카오T 카플 크루’를 출시한 후 이튿날인 16일부터 운전자 모집을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출·퇴근, 심야시간대, 기상악화 시에 승차난이 심각하다”며 “시민의 이동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용) 카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자가용 영업은 위법이지만 ‘출퇴근 시간’에 한해 예외가 적용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4개 택시업계 이익단체는 “출퇴근 시간 카풀을 허용하는 (1994년에 생긴) 예외조항은 당시 유가 폭등으로 인한 ‘차량 함께 타기’ 운동에 따른 것이지 지금 상황에는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본래 법 취지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출퇴근 시간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종일 카풀 운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운영횟수를 출·퇴근 시 두 차례로 제한하는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택시업계가 거부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런 중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 개시를 강행하자 택시 업계는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항의집회로 맞불을 놓았다.

카풀 관련 서비스가 택시 업계와 충돌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한국에 상륙한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업체 ‘우버’ 역시 택시 업계 반발로 2년 만에 짐을 싸 돌아간 바 있다. 남아있는 국내 카풀 업체도 절망적인 상황이다. 국내 카풀 업계 1위 기업 ‘풀러스’는 지난해 영업 손실만 114억 원을 기록하며 직원 70%를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럭시’는 지난해 현대자동차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나 택시 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마주한 현대자동차가 6개월 만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럭스’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돼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택시 업계의 반발로 고전하는 상황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디디추싱(滴滴出行), 그랩(grab) 등의 카풀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는 상황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사실 생존권을 들먹이는 택시 업계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 보고서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2018」에 따르면 ‘카카오 T 택시’ 서비스를 이용 중인 택시 기사 22만 명(전체 택시 기사의 83%)이 서비스 출시 전(2014년 상반기) 소득보다 37% 증가한 15만2,436원(일 평균)을 벌고 있다. 한 달에 20일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월 수익은 약 304만8,720원에 달하며, 연료비 등을 제하고 나면 손에 쥐여지는 금액은 200여만 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특히 사납금 의무를 지는 법인택시의 경우 개인택시에 비해 더욱 낮은 수입을 거두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택시요금은 해외 주요도시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세계 여행정보 사이트 ‘프라이스 오브 트래블’(Price of Travel)에 따르면 서울(GDP 2만9,891 달러) 택시요금은 3㎞ 기준으로 2.8~5.4 달러로 도쿄(GDP 3만8440 달러·9.1~11.8 달러), 런던(GDP 3만9,735 달러·10.4~15.6 달러), 파리(GDP 3만9,869원·11.2~16.9 달러)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각 지방정부도 이점을 인지하고 택시 요금을 인상하고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감차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택시기사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개인택시 50대를 감차했으며, 연말까지 현 3,000원인 택시 기본요금을 4,000원으로 인상하고 심야 할증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앞당겨 택시 기사의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택시가 과잉 공급된 상황에 카풀 서비스까지 추가된다면 택시 업계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택시를 이용하는 일반 시민은 과잉 공급을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출·퇴근 시간(오전 7~10시, 오후 6시~8시)과 심야 시간(오후 10시 새벽 2시), 기상 악화 시에는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카카오 T 택시’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출근 시간과 심야 시간에는 공급이 수요의 절반에 불과했고, 퇴근 시간에도 30%가량 공급 부족이 나타났다. 지난달 20일의 경우 오전 8~9시께 수도권 지역 카카오 택시 호출은 20만5,000건에 달했지만, 호출을 수락한 건수는 3만7,000건에 그치며 턱 없이 부족한 공급량을 보였다. 또 날씨도 영향을 미치는데, 폭염(평시 수요 대비 23% 상승), 혹한(3% 상승), 폭우(54% 상승), 폭설(48% 상승)에는 택시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오히려 공급은 각각 2%, 1%, 14%, 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기사의 잦은 승차거부와 불친절에 지친 일부 시민은 카풀 서비스를 반기는 모습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지난달 4일부터 일주일간 직장인 5,6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0%(5,117명)가 카풀 서비스에 긍정적(종일 허용 56%, 출·퇴근 시간 허용 34%)인 반응을 보였다. 택시 업계에도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자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 업계의 어려움을 방치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시민 불편을 초래하면서까지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줄 필요도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택시 기사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도 시민의 편의를 증대하는 정부의 합리적인 중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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