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알몸 남성... 노출증 원인과 치료법은?
동덕여대 알몸 남성... 노출증 원인과 치료법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0.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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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동덕여대 강의실에서 한 남성이 음란행위를 벌이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되면서 ‘지식의 전당을 성욕으로 더렵혔다’는 뭇사람의 분노가 거세게 일고 있다. 해당 남성은 동덕여대 외에도 다른 대학과 서울 강남역 인근, 카페와 백화점 등에서도 야외노출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출증’ 환자라는 추측이 일고 있다. 경찰은 15일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해당 남성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및 건조물 침입 혐의로 체포했으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트위터에는 모자를 깊게 눌러쓴 남성이 동덕여대 강의실과 복도, 여자화장실을 활보하며 찍은 알몸 사진·동영상이 올랐다. 영상 속 강의실 시계바늘이 오전 11시 45분을 가리킨 것으로 볼 때, 해당 남성은 대낮에 여대에 들어가 음란행위를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사진·영상이 오른 SNS(현재는 폐쇄됨)에는 반년 넘게 다른 곳에서 찍은 알몸 사진·동영상 수십여 장이 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런 성적 일탈이 상당시간 지속돼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동덕여대 학생은 “내가 공부하는 공간이 야하냐? 여대라는 이유로 자위하는 공간이 돼야 하나?” “저녁도 아니고 환한 오전에 여대 빈 강의실에서 남성의 자위라니, 너무 두렵다”라고 반감과 공포심을 드러냈다.

노출증의 역사는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플라톤의 책 『국가:기게스의 반지』에 따르면 BC 6세기 리디아 왕국(현재 터키 사데 지방) 칸다올레스 왕의 아내는 빼어난 미모로 유명했다. 어느 날 칸다올레스 왕은 아내의 나체를 타인과 공유하며 성적 흥분을 더하기 위해 총애하는 신하 기게스를 침실에 숨겨 자신과 왕비의 잠자리를 엿보게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왕비는 수치심에 분노하면서 기게스에게 왕을 살해하든 자살을 하든 하나를 선택하게 했고, 결국 기게스는 왕을 죽이고 자신이 왕위에 오른다. 해당 내용은 동서양의 역사를 통틀어 노출증과 관음증을 다룬 최초의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칸다올레스 왕의 사례는 독특한 노출증의 사례이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성에게 성기를 노출해 상대가 당황하는 상황을 즐기는 일명 ‘바바리맨’이 더욱 빈번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신체를 노출하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심리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는 노출증 환자에 대해 “자신의 성기를 타인에게 보여주면서 자신이 거세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성을 정복했다는 느낌을 갖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노출증 환자는 여성에게 모욕·무시를 당했다고 느끼면 성기 노출로 여성에게 복수하면서 남성적 주체성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규환 정신과 전문의는 책 『의사들이 가르쳐주지 않는 마음건강 X파일』에서 “(남성) 노출증 환자는 남성적이라는 것에 불안을 느낀다. 이는 어린 시절 모욕을 당해 성주체성을 위협받았기 때문”이라며 “(노출은) 어린 시절 받았던 성적 모욕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상에 자신의 노출 사진을 올리며 남성의 관심을 유도하는 여성 노출증 환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대 여성 A씨는 평소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면서 자신에게 쏠리는 남성의 시선을 즐기는 편이다. 낮선 동네에 가서는 신체 주요 부위를 드러내고 거리를 걸으면서 ‘들킬지 모른다’는 스릴을 즐기면서 이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 SNS에 공유한다. 자신의 게시물에 뭇 남성의 관심이 쏠릴 때면 A씨는 마치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만족감을 느낀다. 물론 죄책감도 들고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하지만 이런 행위를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 들어 쉽사리 고칠 수가 없다.

이에 대해 정신의학 전문가 안노 죠는 책 『신데렐라 아가씨 몸조심 하세요』에서 “노출증 환자의 심리 상태를 보면 허무함, 외로움, 무력감이 자리 하면서 긴장감이나 성취감, 만족감, 자신감이 없다”며 “다만 이런 사람은 노출하는 순간만큼은 세계가 자신을 중심으로 도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한다. 또 “경찰에 잡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평소에 맛볼 수 없는 스릴과 긴장감을 더하기 때문에 이런 만족감과 긴장감이 그들을 노출로 몰아간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강력한 치료 동기”라고 지적한다. 이재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칼럼 「몰카, 노출증 등의 변태적 성행동의 치료」에서 “(노출증으로 인한) 법적인 문제에 엮일 두려움뿐만 아니라, 그런 습관이 자신의 심리적 생활과 영적 세계를 좀먹고 있으며, 자신의 정상적인 성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런 습관은 자신의 내적인 스트레스와 공허감에 대처하기 위한 나름의 변태적 형태의 대처법이란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춘경 경북대학교 교수 역시 책 『상담학 사전』에서 “아직 노출증의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지행동치료, 집단치료, 약물치료 등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특히 (법적인 문제에 받는 강제적 치료가 아닌) 자발적으로 치료에 임할 때 치료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노출증은 도박이나 마약 중독과 같은 여타의 중독보다 자신이 느끼는 ‘불편한 감정’이 적은 편이다. 또 노출증 환자는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적고, 법적인 문제로 번지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치료에 나서는 경우가 적은 상황이다. 다만 노출증이 지속될수록 쾌락에 깊이 중독되면서 결국에는 일상이 파괴되는 줄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노출증은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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