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나플라·루피·마미손 힙합열기… 저항·허세·과장의 미학
‘쇼미더머니’ 나플라·루피·마미손 힙합열기… 저항·허세·과장의 미학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10.14 09: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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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쇼미더머니 777' 홈페이지]
[사진출처= '쇼미더머니 777' 홈페이지]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매주 금요일 밤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Mnet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이하 쇼미더머니 777) 때문이다. 방영 전후로 각종 포털의 인기 검색어 순위에는 쇼미더머니 777’ 관련 검색어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주류였던 힙합은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새 주류 문화 반열에 올랐다. 2012년 시즌1 이후 더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쇼미더머니는 어느새 일곱 번째 시즌이 제작됐다. 그 사이 여성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나 래퍼가 아닌 일반인이나 연예인의 랩 배틀 쇼 힙합의 민족고등학생 랩 서바이벌 고등래퍼등 힙합 관련 예능이 성행했다. 그 영향으로 소수의 것이었던 힙합 패션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제 우리는 각종 광고나 음악 경연 프로그램, 코미디 버라이어티쇼, 토크쇼, 길거리 버스킹 공연 등에서 자연스럽게 힙합을 접하고 있다.

힙합이 이렇듯 자연스러운 문화가 됐지만, “허세스럽게 자기 자랑만 하는 질 낮은 문화라며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폭력적이며 선정적이라며 무조건 싫어하는 이도 있다. 각종 힙합 관련 프로그램에 나오는 일부 래퍼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혹은 TV에 등장하는 래퍼들이 신랄하게 서로를 헐뜯는 랩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힙합은 생각보다 넓고 깊이 있는 문화이며, 알면 알수록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힙합 특유의 저항 문화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기까지 하다.

힙합이라고 하면 보통 반주에 맞춰 하는 랩을 떠올린다. 그러나 힙합은 1970년대 후반 미국 빈민가에서 흑인에 의해 태어난 총체적인 흑인 문화. 랩과 디제잉뿐만 아니라, 스트리트 댄스의 일종인 비보잉과 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낙서를 하는 그라피티’, 누군가를 폄하하거나 존경하는 행위인 디스리스펙트그리고 스트리트 패션등을 포함한다. 그중 힙합 음악은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MC(Master of Ceremonies)와 턴테이블과 레코드판을 이용해 반주하는 DJ(Disk jockey), 음악을 짜깁기해 반주를 만드는 사람인 프로듀서(비트 메이커)가 주체다.

힙합에 공통적으로 담긴 정신은 부당함에 대한 저항이다. 일견 우리나라 문화의 ’()과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이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에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처럼 부당함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힙합에서 흑인들의 원통함은 인종차별은 내 이성을 잃게 만들어, 그건 죄야, 원죄라고처럼 적극적이고 직설적으로, “난 침까지 뱉어대며 랩을 하다보니 땅이 뜨겁지처럼 허세스럽거나 과장되게 표현된다.

부당함에 대한 저항400여 년에 걸친 억압의 역사에서 우러나왔다. 161920여 명의 아프리카 흑인을 실은 네덜란드 배가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1807년까지 약 150만 명의 흑인이 미국에 노예로 들어왔다. 1865년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승리하며 200여 년 만에 노예제가 폐지됐으나 억압은 계속됐다. 실례로 1875년 제정된 공공시설, 대중교통 이용 보장과 재판 참여 등 흑인들에 대한 동등한 대우를 골자로 한 시민권법은 1883년 연방 대법원이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남부 대부분 주에서 백인과 유색인종을 분리하는 짐 크로 법을 시행할 정도였다. 또한 큐클럭스클랜(KKK, 미국의 남북전쟁 이후 생겨난 인종차별주의적 극우 비밀조직)같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흑인을 대상으로 무차별 범죄를 저질렀으며, 1905년에는 이들을 찬양하는 소설(종친: 큐클럭스클랜의 역사적 로맨스)이나 영화(‘국가적 탄생’)가 등장하기도 했다.

힙합 문화에서 이러한 부당함에 대한 저항은 허세스럽게 행동하며, 남들과는 다른 과장된 옷을 입고, 강렬한 가사를 뱉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소극적인 저항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백인들에게 무시만 당한다는 것을 수백 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힙합은 확실히 과장과 허세, 자기 자랑, 폭력성의 문화다. 그리고 그 목적은 부당함에 대한 저항이다. 따라서 힙합을 마주할 때는 표면에 드러난 것뿐만 아니라 해당 음악이 저항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쇼미더머니 777’에 화제의 대상이 된 마미손은 그 복장에서 행동, 음악까지 그 자체가 힙합이었다. 오래된 래퍼들은 주목하지 않는 쇼미더머니라는 시스템을 복면을 쓰고 나와 무너뜨렸고, 자신을 떨어뜨린 심사위원들을 비판하는 노래로 떨어졌지만, 오히려 인기를 얻었다. 그 노래 가사는 자신의 탈락을 계획이라고 표현할 만큼 다분히 허세스러웠다. 거시적으로는 래퍼들의 인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쇼미더머니라는 권력에의 저항이었다. 이렇듯, 저항의 대상과 과장, 허세의 이유를 생각하면 힙합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힙합의 진정한 가치와 재미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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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2018-10-15 21:07:23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빨간빨간새 2018-10-14 12:45:19
힙합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사네요. 저도 요즘 힙합의 시학이라는 책 읽고 있어서 이 기사가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