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를 잘하고 싶다면... ‘고도갈등 성격’ 주의해야
인간관계를 잘하고 싶다면... ‘고도갈등 성격’ 주의해야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0.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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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인간관계만큼 해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도 없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기까지 가정, 학교, 직장, 각종 모임 등에서 다양하게 인간관계를 맺으며 수많은 갈등을 경험한다. 그나마 동등한 위치에서라면 갖가지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해보지만, 갈등 대상이 윗사람의 경우에는 애먼 속만 끓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이 반영된 탓인지 최근에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대처하는 법을 조언하는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고 ‘만만하게 보이지 않게 대화’하고, 타인에게 ‘선 긋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책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도서 대부분은 타인의 인생에 멋대로 개입해 피해를 주는 사람에게 단호하게 선을 그으며 반격하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단호한 일침에 뜨끔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보복에 나서는 ‘고도갈등 성격’을 지닌 사람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방송업에 종사하고 싶었던 A(여)씨는 우연하게 방청 기회를 얻은 인기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서 진행자인 B(남)씨를 만났다. B씨는 A씨에게 호감을 보이며 방송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고 녹화가 끝이 난 후 개인적인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얘기가 끝날 무렵, B씨는 A씨를 포옹하며 “정말 예쁘다. 또 만나자”고 인사했고 이후 “술 한잔하자”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A씨는 B씨의 꺼림칙한 행동이 마음에 걸렸지만, 일자리를 얻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친구 사이의 만남은 좋다”고 답장을 보냈다. 이에 B씨는 “(이성 관계가 아닌) 개인적인 친분에는 관심 없다. 나를 일자리를 구하는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고 몰아세웠고 A씨는 예상치 못한 반응에 큰 충격을 받았다. 3년 후 A씨는 B씨가 여섯 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방송국에서 해고당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30여 년 동안 ‘고도갈등 성격’을 연구해온 빌 에디는 책 『그는 왜 하필 나를 괴롭히기로 했을까?』에서 “‘고도갈등 성격’의 소유자는 갈등을 해소하거나 줄이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강박적으로 갈등을 더 심화시킨다”며 “이들은 보통 비난의 표적을 만들어 말로, 감정적으로, 경제적으로 공격할 뿐 아니라 평판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이어 “고도갈등 성격은 모 아니면 도식의 사고, 감정 통제 불능, 극단적인 행동과 위협, 타인을 집요하게 비난하는 특징을 지닌다”고 설명한다.

에디에 따르면 ‘고도갈등 성격’의 소유자는 갈등에 하나의 해법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해법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고집한다. 이들은 사소한 문제로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단칼에 우정을 끊어버리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감정 통제가 어려운 모습도 특징인데, 이들은 종종 고함을 지르고 무례하게 행동하면서 분노나 슬픔을 갑작스럽게 표출해 주목을 받는다. 때에 따라서는 노골적인 거짓말과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는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비난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인다.

에디는 ‘고도갈등 성격’의 소유자로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2006년 개봉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나오는 패션 잡지 편집장인 미란다 프리슬리를 꼽는다. 프리슬리는 자신의 신입 비서 앤디에게 매력적인 스승으로 행동하다가도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며 앤디를 몰아붙이고, 작은 실수에도 걸핏하면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고도갈등 성격 장애에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스티브 잡스를 대표적인 예로 들면서 “모 아니면 도식의 사고방식, 통제되지 않는 감정, 극단적인 행동, 강압적인 해고 통보나 전화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그의 행동은 실리콘 밸리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며 “잡스가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밀어붙여서 여러 산업 분야(컴퓨터, 음악, 휴대폰, 사진 등) 발전에 기여한 것은 맞지만 그건 주변 사람이 그의 극단적인 행동에 선을 그으면서 통제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고도갈등 성격’의 원인은 무엇일까? 정신과 의사이자 뇌 연구가인 앨런 쇼어 박사는 “일반 사람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우뇌(위급상황에서 재빠른 행동 도출)와 좌뇌(문제를 분석해 다양한 해법 제시)를 연결하는 ‘뇌량’(2~3억 개의 신경세포 존재)을 사용하지만 ‘고도갈등 성격 소유자는 그렇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손상된 뇌량이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마틴 타이커 박사 역시 “학대받은 아이들의 뇌를 관찰한 결과 신경세포가 존재하는 ‘뇌량’이 작게 변하고 손상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갑작스럽게 분노를 표출하고 비이성적으로 변하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어 “육체적인 학대와 성적 학대, 언어적 학대, 무시, 극심한 스트레스 등도 뇌량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마지막으로 에디는 누구나 ‘고도갈등 성격’이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우월감을 느끼거나 갑자기 분노가 폭발하는 것,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보편적 특징이지만 이런 행동을 되돌아보지 못할 때 우리는 고도갈등 성격이 될 위험에 처한다”며 “자신의 행동을 계속해서 살피면서 자신의 과거에서 교훈을 얻고 잘못된 행동을 바꿔나가겠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어 “당신의 삶을 망가뜨릴 수 있는 고도갈등 성격의 소유자는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하지만 그들은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러한 성격 문제를 이해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면 서로가 도우면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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