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오늘(3일)은 개천절이다. 대다수 국민이 개천절을 한자 그대로 ‘하늘이 열린 날’이나 법정공휴일으로만 알고 있다. 개천절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생각하면 조금 안타까운 일이다.
개천절의 유래는 학자마다 이견이 많지만, ‘개천 1565년 상월(上月) 3일에 이르러 신인 왕검이 오가의 우두머리로서 800인의 무리를 이끌고 와서 단목(檀木)의 터에 자리잡았다’는 『단군세기』의 기록에 따랐다는 것이 중론이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추수의 달 10월을 가장 귀한 달로 여겨 상월이라 불렀고 숫자 3 역시 길하다고 여겼다. 10월 3일을 ‘개천절’이라 명명한 것은 단군을 교조로 해 민족 고유의 하느님을 신앙하는 종교인 ‘대종교’라고 알려졌다.
‘대종교’는 1909년에 나철에 의해 창시된 이후 매년 개천절을 경축일로 삼고 행사를 거행했다. 우리 민족 문화가 말살당하던 일제강점기에 개천절은 우리 민족의식을 고취했다. 광복 후 우리나라에서는 1949년 개천절을 국경일로 선포해 기리기 시작했다. 북한은 과거 “단군은 지배계급이 인민의 계급의식을 마비시키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며 무시하다가 1994년 10월 단군릉을 완공한 이후 “김일성과 김정일이 단군 민족의 역사를 바꿔줬다”며 태도를 바꿨으며 95년부터 10월 3일에 개천절 행사를 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은 개천절 제4350주년을 맞아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경축식이 열린다. ‘사람을 이롭게, 세상을 평화롭게’라는 주제로, 일상 속에서 홍익인간(고조선의 건국 이념으로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의미)의 뜻을 실천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고속도로에서 고의사고를 일으켜 생명을 구한 한영탁씨와 버스 화재 현장에서 승객을 대피시키고 운전기사를 구한 김혜민씨, 노점상 등으로 마련한 4억6,000여만원을 장학재단에 기부한 이복희씨 등 각계각층의 의인이 참여한다.
이 외에도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재외공관에서 개천절을 기리는 280여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