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대한민국에서 식당 창업은 미친 짓이다 2
[조환묵의 3분 지식] 대한민국에서 식당 창업은 미친 짓이다 2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8.10.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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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식당 실패 이유는 16만 6,751가지다

[독서신문] 

2) 식당 폐업률이 높은 두 번째 이유는 외식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의 기준에 따라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자료출처= 통계청]
연도별 고령인구 추이 [자료출처= 통계청]

우리나라는 1990년에 전체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5.1%였으나, 2000년에 7.2%를 기록하여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2012년에 11.8%, 2017년에는 14.2%에 달하여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지 17년 만에 고령 사회가 되었다. 또 2030년에는 24.3%에 이를 것으로 보여 4명 중 1명이 노인 인구인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령 사회의 주요 원인은 고령자의 수명 연장과 더불어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이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은 노동 인구가 감소하여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소득이 줄어들고 소비는 급격히 감소해 내수경제가 위축된다. 

이러한 고령화 현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외식시장도 예외일 수는 없다. 오히려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서비스산업이다. 소득이 줄어 살림살이가 빡빡해지면 제일 먼저 줄이는 지출은 외식이다. 또한 외식을 즐기는 젊은 층은 줄어드는 반면에 외식이 적은 노인층은 늘어나서 전체 외식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점점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공급과잉의 외식시장에서 외식인구마저 줄어들면 외식산업은 공황상태에 빠진다. 공황을 벗어나는 해결책은 아주 간단하다. 공급을 줄이고 수요를 늘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실행은 불가능하다. 식당을 인위적으로 줄일 수도 없고 당장 인구를 늘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3) 식당 폐업률이 높은 세 번째 이유는 식당 창업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임대보증금, 권리금, 인테리어 공사비, 주방설비 구입비 등 식당 창업비용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좋은 점포의 권리금은 아파트 한 채 값이다. 신축 건물의 임대보증금도 지나치게 높다. 인테리어 공사비와 주방설비 구입비 등은 물가상승률만큼 계속 증가하기만 한다.

반대로 창업자는 항상 자금 부족에 시달린다. 여윳돈으로 창업에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부족한 창업자금은 은행 대출을 받거나 주변에서 융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도한 부채는 원금 상환과 함께 이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부채에 의존해 식당을 창업하면 운영비 등 여유자금이 모자라서 식당 운영이 위험해진다.

4) 식당 폐업률이 높은 네 번째 이유는 점점 더 이익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경기가 호황일 때 식당 임대료는 당연히 올라가지만, 경기가 불황에 빠져도 임대료는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다. 내려갈 줄 모르고 언제나 올라만 가는 임대료에 임차인인 식당 주인은 울고, 임대인인 건물주만 웃는다.

인건비, 식자재비, 공공요금 등 식당 운영비용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인건비는 계속 올라가고, 식자재뿐 아니라 가스비, 전기세, 수도요금 등도 부담이 된다. 겉으로는 장사가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높은 비용으로 기대만큼 이익을 내기도 어렵고, 투자비 회수기간도 점점 길어진다. 

5) 식당 폐업률이 높은 다섯 번째 이유는 갈수록 인력난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요즘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사람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난리다. 한편에서는 일자리를 찾는 실업자가 많은 반면에, 다른 한편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오래전부터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벌어지는 인력 수급 불균형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험한 식당 일을 하려는 사람을 구하기란 더욱 힘들다. 사람 찾기가 어려우니 인건비는 올라가고 낮은 수익의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이제는 어느 식당에서나 중국 동포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대학생 등 단기 아르바이트 인력은 방학 때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일반 식당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일손이 덜 가는 업종을 선택하거나, 부부 창업이 가능한 작은 식당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럴 때 가족들의 도움이 있으면 식당 운영이 아무래도 수월해진다.

6) 식당 폐업률이 높은 여섯 번째 이유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IMF 경제위기 이후 고소득층은 더 많은 재산을 모으고, 직장에서 내몰린 중산층은 무너지고, 빈곤층은 가난을 대물림하고 있는 상황이 우리 사회의 엄연한 현실이다. 소득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수록 소비의 양극화 역시 똑같이 진행된다. 이런 현상은 식당 규모와 음식 가격의 양극화로 이어진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여전히 고급 식당에서 외식을 즐기지만,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마저도 외식횟수를 줄이거나 저가 메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에 따라 식당 창업자는 저가 메뉴의 소형 점포 창업에 나설 수밖에 없어 소형 점포에 창업자들이 몰리면서 식당 창업의 고비용과 식당 운영의 저수익 구조가 더욱 고착화되는 것이다. 이는 무더기 식당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7) 식당 폐업률이 높은 일곱 번째 이유는 갑자기 찾아오는 재앙 때문이다.

광우병, 구제역, AI 등 전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가축전염병은 해당 업종의 식당에 직격탄이었다. 어떤 사람은 소고기전문점을 하다가 광우병 때문에 망하고, 다시 삼겹살집을 개업했지만 이번에는 구제역 때문에 문닫고, 마지막으로 오리구이집을 했는데 그마저 AI 때문에 파리만 날려 결국 완전히 파산한 경우도 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전사고가 터진 후, 국내 생태탕 전문점이 졸지에 날벼락을 맞았다. 일본에서 생태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이었다. 용산 참사나 서촌 궁중족발 사건처럼 재건축, 건물 명도, 임차인 교체 등 건물주와 재계약에 실패하여 보상금도 제대로 못 받고 빈손으로 쫓겨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옆 가게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내 가게 역시 잿더미로 변해버려 졸지에 빈털터리가 되기도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도둑처럼 찾아오는 불가항력의 재앙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단지 도둑이 못 들어오게 사전에 최대한 예방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또한 도둑이 들어오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미리 마련해 둬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식당 창업자가 실패하는 원인의 상당 부분은 외식시장의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식당 창업자는 신중히 계획을 세우고 더욱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게도 충분한 준비 없이 정글의 세계에 무모하게 뛰어들고 있다.

[사진출처=프랜차이즈COEX 홈페이지]

8) 식당 폐업률이 높은 여덟 번째 이유는 충분한 준비 없이 성급하게 창업하기 때문이다.

2010년 중소기업청에서 조사한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일반직장인이 자영업을 하게 된 동기는 응답자의 80%가 ‘다른 대안이 없어서, 생계 유지를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또 재취업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취업하기에 나이가 많아 채용업체가 없다’는 대답이 68.7%에 달했다. 이렇게 직장 은퇴 후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창업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무작정 외식업에 뛰어들면 예고된 실패로 재기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노후 생활마저 곤란해질 수 있다.

보고서는 또 음식점 창업자의 72.5%가 창업 준비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것으로 밝혔다. 점포 계약에서 개업까지 필요한 2~3개월을 제외하면 실제 준비기간은 3~4개월에 불과한 셈이다. 1년 이상 준비하는 경우는 14.8%에 머물렀다. 또한 음식점 창업자의 57.0%가 사업체 운영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창업 준비기간이 짧을 뿐만 아니라 창업 및 운영 경험이 낮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식당 창업을 위한 준비기간은 길면 길수록 유리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짧은 기간에 외식사업의 추운 현실을 깨닫고 식당 성공 비결을 체득할 수는 없다. 불과 몇 개월 반짝 준비해서 성공을 바란다면 로또복권처럼 요행을 바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식당 성공은 철저히 준비한 자만을 위한 선물이다.

9) 식당 폐업률이 높은 마지막 이유는 식당의 사정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위에서 열거한 식당 실패 요인 외에도 식당이 망하는 이유는 무수히 많다. 2017년 16만 6,751개의 식당이 문닫은 이유는 16만 6,751가지다. 그 이유는 저마다 다를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물론 장사가 안돼 적자가 나서 문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메뉴 선정 실패, 맛없는 음식, 잘못된 점포입지 선정, 불친절한 서비스, 부실한 직원관리 등이 주요 실패 원인이다. 매출 부진이나 경영상의 문제 말고도 식당 폐업의 원인은 정말 다양하다.

유행업종을 창업했다가 인기가 식어 줄줄이 폐업하는 경우 인근에 같은 업종의 대형 점포 개업으로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는 경우 재개발이나 재건축 때문에 좋은 상권에서 나쁜 상권으로 변한 경우 식약청 식품위생 단속에 걸려 영업정지를 당하는 경우 부동산 관련 사기를 당해서 개업도 못해보고 망하는 경우 힘든 식당 일에 몸이 지치고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나는 경우 식당 주인이 교통사고나 오토바이 배달사고가 나서 문 닫는 경우 아픈 가족의 치료비와 간병 때문에 부득이 정리하는 경우 부부 창업인데 이혼하는 바람에 가게 팔아서 재산 분할하는 경우 장사가 잘되는데도 식당 일에 의욕을 잃어서 매각하는 경우 등이 있다.

그런데 정작 식당 주인의 대부분은 왜 망했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른 채, 또 다른 창업에 도전한다. 실패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여 강점과 장점은 살리고 약점과 단점은 극복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식당 성공! 참으로 어렵고 험난한 길이다. 성공 확률은 매우 낮다. 식당 창업 후 초기에 무너지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외식시장의 구조적 한계와 문제점을 뛰어넘고 개인의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힘들어도 견디면서 오래 가야 한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출처: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지식』에서 발췌, 편집)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HR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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