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이 없음을 아쉬워하지 말자… 국립중앙도서관 10월 사서추천도서
‘노벨문학상’이 없음을 아쉬워하지 말자… 국립중앙도서관 10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10.01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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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10월에는 유독 기념할 일이 많다. 달력만 봐도 기념일이 빼곡하다. 국군의날, 노인의날, 개천절, 한글날, 문화의날, 임산부의날, 경찰의날, 금융의날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10월은 독립기념일 등 유독 뭔가를 기념하는 날이 많다. 기념일에는 기념행사와 시상식이 뒤따른다.

10월에 특히 기념할 일이 있다면, 바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 수여되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일 것이다. 지난달 30일 노벨재단 미디어사이트에 따르면 오늘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에는 물리학상, 3일은 화학상, 5일은 평화상, 8일에는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그러나 올해는 문학상 수상자가 없기 때문에 왠지 맥이 빠진다.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한림원은 지난 5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파문에 휩싸였고, 이에 1949년 이후 69년 만에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책을 읽는 사람이나 쓰는 사람, 파는 사람에게 모두 악재다. 노벨 문학상은 지금까지 양서 추천’ ‘국민 독서량 증진’ ‘서점 활성화역할을 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은 많이 팔릴 뿐 아니라, 책에 관심이 적은 사람도 서점을 찾게 했다. 아마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더라면, 한글날의 힘을 입어 서점은 활기를 띠었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좋은 쪽으로 생각해보면, ‘미투로 인해 수상을 잠시 멈추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래도 여전히 좋은 작가와 책을 추천받을 기회를 놓친 기분이라면, 국립중앙도서관 전문 사서들의 추천도서를 참고해보자. 인문·사회·과학 등 분야도 다양하다.

수영하는 여자들
리비 페이지 지음박성혜 옮김구픽 펴냄40814,000

런던의 브릭스턴에 사는 스물여섯 살의 케이트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갑자기 찾아오는 공황발작으로 힘들고 우울하게 지낸다. 그녀는 지방 신문사에서 잃어버린 반려동물에 관한 기사를 쓰던 중 지역의 공공시설인 리도(야외 풀장) 폐쇄에 관한 기획기사를 쓰게 된다. 평생을 리도와 함께 한 여든여섯 살의 로즈메리가 만든 전단지를 계기로 취재가 시작된다. 시의회가 재정난으로 운영이 어려운 리도를 거대 부동산에 팔고 회원제 스포츠센터로 만들려는 것이다. 평생을 리도와 함께한 여든여섯 살의 로즈메리가 만든 전단지를 계기로 그녀와 만나고, 취재하기 위해 낯섦을 깨고 수영에 도전한다. 주변의 모든 것에 무관심하던 케이트는 열정적이고 사랑이 충만한 로즈메리를 통해 사람들과 지역사회의 따뜻한 면을 알게 되면서 차츰 변화하는 자신을 느낀다. 케이트와 로즈메리는 리도를 지켜낼 수 있을까?

도시개발로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과 사회 공동체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수영하면서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독자가 그들과 함께 수영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줄 이 책은 전 세계 20여 개국에 출간되었으며, 곧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책 속 한 문장

차츰 물 온도에 익숙해지고 리듬을 되찾으면서 심장 박동도 약간 느려진다. 차가움은 견디기 괴롭지만 정신을 깨운다. 피부가 오싹하다. 오랫동안 무감각했던 이후의 감각이다. <64>

우리가 농부로 살 수 있을까
종합재미상사 지음들녘 펴냄28815,000

이 책은 젊은 부부가 6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안 공동체적 삶을 알아보기 위해 유럽지역 농부의 삶을 직접 경험하고 느낀 점을 기록한 책이다. 지은이는 독일의 도시 안에 숲과 도시 텃밭, 덴마크의 친환경적인 삶과 공동체 생활, 영국의 우프(전 세계에 있는 유기농가에서 일을 도와주는 대신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 중 하나), 주말농장, 농촌의 사회적 기업 등을 소개한다. 특히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지은이는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 가게, 풍력발전기가 생산하는 전기를 사용하는 스반홀름 공동체,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하여 버려진 가구들을 수리하고 새로 만들어 판매하는 가게 리스토어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영국의 랜드마크인 대영박물관에 뭐가 있는지, 덴마크 왕궁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라도 이백여 가지 종류의 사과를 파는 베를린의 작은 과일 가게, 스페인의 바르셀로네타 주택가의 맛있는 빵집, 영국 고지대의 멋진 하이킹 코스가 있다며 의미 있게 다룬다. 또 책 중간마다 여행 에피소드와 건강 요리 레시피를 사진을 함께 제공하여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을 통해 유럽 소도시 농부의 삶을 엿보고 유럽 여행 시 큰 도시가 아닌 아기자기한 작은 도시 여행을 계획하거나 귀농 혹은 귀촌 생활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스반홀름에서 지냈던 대부분의 시간은 그냥 일상이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는 확실하게 배운 것 같다. 세상 어딘가에는 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곳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것. <116>

존스 할아버지의 낡은 여행 가방
앤디 앤드루스 지음강주헌 옮김뜨인돌 펴냄27213,800

후회 없이 만족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 작가는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누구나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2009오렌지 비치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다가 최근에 재출간한 소설형 자기개발서다. 세상과 벽을 쌓고 홀로 절망하는 앤디 앞에 어느 날 존스가 나타난다. 자신을 관찰자라고 소개하는 그와의 대화에서 앤디는 자신의 상황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삶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과 희망을 품게 된다. 위기의 순간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균형 잡힌 관점이다. 그래야 마음이 차분해지고, 마음이 차분해져야 맑은 정신에서 생각할 수 있고 맑은 정신에서 생각할 때 새로운 방향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긴 쉬우나 좋은 것과 가장 좋은 것을 구분하는 것에는 지혜가 필요하며 미래는 그런 미세한 차이로 달라진다. 모두가 큰 그림을 봐야 한다며 사소한 것을 무시하지만 큰 그림이야말로 결국에는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진다. 사소한 것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큰 그림을 완성한다. 인생에 고비는 끊임없이 닥친다. 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될 때 한걸음 물러나서 주변을 더 넓게 본다면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책 속 한 문장

사람들이 내게서 무엇을 바꿔 놓고 싶어 할까? 라고 틈나는 대로 스스로에게 묻게. 자기반성을 돕는 아주 중요한 질문이네” <222>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
조현 지음휴 펴냄43220,000

혼삶이 대세가 되어가는 세상에서 도시인의 삶은 점점 외롭고 불안하다. 지금 내 삶이 소진되고 행복하지 않다면 자본주의 방식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함께하는 삶의 가치와 행복의 의미를 되짚어보자. 대안적 삶에 관심을 기울여온 저자는 국내 18, 해외 5곳의 공동체 탐사 취재와 3백여 명의 깊이 있는 인터뷰를 3년에 걸쳐 진행하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기존 마을을 재미있는 마을로 변화시킨 전환마을과 도시에서 함께 집을 지어 사는 공유주택그리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 시골로 내려가 만든 공동체, 아무 대가 없이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태국 아속등 다양한 공동체를 두루 살펴본다.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혼삶의 시대에도 행복의 길은 돌봄과 친밀에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외롭고 각박한 도시에서의 삶,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사는 마을공동체살이는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과시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 우리에게 다르게 살아갈 용기와 상상력을 건넨다.

책 속 한 문장

마을공동체는 돌담에 비유되곤 한다. 돌담을 쌓을 때 큰 돌은 큰 대로 작은 돌은 작은 대로 자기 쓰임새대로 서로 의지하며 오목볼록을 채우며 제 몫을 하듯 마을공동체도 그렇다.” <227>

마카로니 프로젝트
김솔 지음문학동네 펴냄26413,000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자본주의는 생존게임이다. 모두 같이 살 수는 없다. 나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남을 짓밟아야 한다. 마카로니 프로젝트는 생존만을 위해 치밀하게 설계된 대량살상무기다.

영업 실적 부진을 이유로 비밀리에 마카로니 프로젝트를 시작해 공장폐쇄를 단행하고, 노사 간의 격렬한 충돌이 발생한다. 18세기 자본주의 초기부터 현재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상황들. 일방적으로 공장폐쇄를 결정한 사측이 악이고, 하루아침에 재앙을 맞은 노조측은 선일까? 21세기 현재,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개인 각자에겐 최선의 삶이 있다. 양자택일할 수 없는 선과 악을 가를 수 없는 세상, 그 세상이 자본주의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은 여전히 얻을 수 없었다.

책 속 한 문장

생산자들은 노동자들을 해고하면서도 소비자들의 권리를 강조하는 이율배반적 태도를 취한다. 노동자와 소비자를 철저하게 분리하는 것이다. 시장이 살아남는 한 생산자들은 재산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소비자들은 구매력을 잃고 끊임없이 대체된다. <221>

아빠, 이런 여행 어때?
김동옥 지음씽크스마트 펴냄34415,000

주말이면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멋진 풍경, 맛있는 먹거리를 즐기고, 편안하게 쉬다가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아이들은 여행에 대한 흥미가 없다. 저자는 아이들이 원하는 여행은 어떤 여행일까? 생각을 해본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여행,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여행, 아이를 위한 여행을 준비한다.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를 위해 밤을 마주하기 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구름의 비밀을 궁금해하는 아이를 위해 덕유산을 오른다. 오감으로 자연을 느끼기 위해 소리를 듣는 여행을, 냄새를 맡는 여행 그리고 피부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떠난다. 그리고 아이는 겪고, 느끼고, 생각하고 추억하게 된다. 또한 저자는 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여행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종종 자연스럽게 전한다.

저자는 여행의 주인공은 아이들이고 부모는 조력자이고 관찰자일 뿐이라고 한다.

이 책은 6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각 챕터 끝에는 아이와 만들어가는 여행계획표가 작성돼 있다. 한 챕터의 키포인트가 되는 내용으로 아이와 함께 여행을 계획할 때 참고 해서 새로운 여행을 만들어가도 좋을 것 같다. 여행의 경험으로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 중심의 가치들을 알려주는 그런 여행을 계획해 본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책 속 한 문장

나는 소리 사냥이라는 다소 황당한 여행을 통해 아이에게 소리와 관련된 평생 잊히지 않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152>

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밥 버먼 지음김종명 옮김예문아카이브 펴냄49617,000

KAIST 정재승 교수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수학이 즐거운 것이 되려면 처음 수학을 접할 때 수학을 즐거운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책은 천문학과 교수이자 독자가 과학 현상을 즐겁게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잘 아는 과학 칼럼니스트가 속도의 관점에서 바라본 과학 현상과 역사, 과학자 일화들을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허리케인으로 집을 잃은 저자가 속도를 주제로 떠난 과학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우주 팽창은 은하 팽창이 아니라 은하와 은하 사이 빈 곳의 팽창이라는 우주 이야기부터 나무 수액이 흐르는 속도 탐구 일화까지 만나게 된다. 규칙적일 것 같은 지구 자기장이 무작위로 역전하는 현상을 보고 놀라다가도, 분자 내부 진동 운동의 소름 끼치는 규칙성에 더욱 놀라게 된다.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한 어린아이에게 끊임없이 대답해주어야 하는 부모, 학교에서 시원한 대답을 듣기 어려운 과학 질문이 머릿속에 가득 찬 청소년, 나와 내 주변의 세계로 시야가 좁아진 직장인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너머이야기인 듯 나의 이야기인, 시작도 끝도 없는 움직임과 속도에 관련된 과학 이야기들이 해결사이자 청량제가 되어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자연 속에 숨어 있는 모든 움직임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기적적이라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자연의 역동성을 생생한 색깔로 그려내기 위해서는, 환상적이고 웅장하며 흥미로우나 정작 알려진 것은 거의 없는 여러 자연현상을 매우 자세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6>

과학으로 쓰는 긍정의 미래
랑가 요게슈바어 지음이미옥 옮김에코리브르 펴냄41620,000

우리가 사는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십수 년 전만 해도 사진은 카메라를 들고 다녀야 찍을 수 있었고, 음악을 들으려면 테이프나 CD가 있어야 했다.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지금의 모습은 그 때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미래였지만 현재가 되었고, 이 순간에도 수많은 과학자는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과학이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편리함을 누리지만, 한편으론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쫓아가지 못할까 봐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물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겪는 이러한 감정을 직접 경험하고 짚어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우리가 딛게 된 이 지점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닌,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꾸준한 발전과정에 있음을 설명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만일 시각을 바꿀 용기가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것을 겪으면서 전도유망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귀 기울여보자.

책 속 한 문장

디지털은 그로 인해 도래할 멋진 세상을 떠벌리지만, 그래도 우리는 오리지널이다. 우리만이 오리지널인 것이다!”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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