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성적·연봉·결혼’ 잘난 척... 대처 방법은?
추석 명절 ‘성적·연봉·결혼’ 잘난 척... 대처 방법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9.24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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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황금 추석 연휴가 한창이다. 일상에 치여 하루하루를 고군분투했던 사람들에게 휴식과 여가 생활의 시간이 주어지면서 온 나라가 들뜬 분위기다. 설렘 가득한 얼굴로 저마다 선물을 손에 들고 어딘가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진다. 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기는 법. 오랜만에 만난 친척의 잘난 척에 오히려 마음 상하는 명절이 되기도 한다.

직장인 김미정(33·여·가명)씨는 명절이 달갑지 않다. 명절이면 올해 88세인 할머니께 문안드리기 위해 아버지를 포함한 6남매와 그 자녀가 모이면서 집안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룬다. 어릴 적 미정씨는 또래 친척이 많은 것이 좋았다. 명절마다 함께 먹고 자며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니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친척 간에 학교성적, 연봉, 결혼 등 모든 것이 저울질 되면서 묘한 불편함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았다. 특히 외국계 직장에 다니는 예쁜 딸(김수경·31·가명)을 둔 작은아버지의 딸 자랑에 마음이 상한다. “미정아 요즘 경기가 많이 안 좋다던데 다니는 회사는 어떠니? 요즘은 정말 나 젊었을 때랑 달라. 정말 먹고 살기 힘든 시기야. 그런데 다행히도 수경이는 능력을 인정받아서 곧 승진할 예정이라더라”며 위로와 걱정을 가장한 딸 자랑을 늘어놓는다. 미경씨는 그런 작은 아버지도 불편했지만 회사 일이 바빠 이번 추석에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며 할머니께 고가의 안마의자를 선물한 사촌 동생 수경이 왠지 더 얄미웠다. 정성 들여 할머니께 선물한 자신의 홍삼액기스 세트가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직접적인 자랑이든 은근한 자랑이든 듣는 이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 점검 능력이 부족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심리학자인 에노모토 히로아키는 책 『은근한 잘난 척에 교양 있게 대처하는 법』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의 적절성을 점검하는 것을 심리학에서 ‘셀프 모니터링’이라고 하는데 남의 반감을 쉽게 사는 사람은 대체로 셀프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악의가 없더라도 마음속 망가진 카메라로 인해 상대의 반응에 따라 자신의 언행을 조절하지 못해 상처를 준다”고 말한다. 이어 “튀는 걸 꺼리는 동양에서는 두뇌나 외모 등 선천적인 유능함이나 매력을 어필하면 질투로 이어져 상대의 짜증을 부른다”며 “자랑을 할 때는 명석함이나 외모 등 타고난 자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잘난 체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난 척을 잘 받아넘기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난 척하는 사람의 심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에노모토씨는 “잘난 척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감이 없고 불안에 사로잡혀 남이 나를 깔보지 않을까 하는 초조함에 필사적으로 허세를 부린다”며 “과한 잘난 척을 하는 사람은 마음이 약하고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불쾌해지는 빈도가 줄어든다”고 조언한다. 또 상대의 언행에 담긴 부정적인 뉘앙스를 무시하고 사실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이거 내가 해 놨어”라는 말에 선배가 내 우위에 서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며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낄 수 있으나 선배의 행동이 내 일에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면 불쾌감이 덜하기 때문이다. 에노모토씨는 “설령 선배의 말에 잘난 척이 담겨 있을지라도 감정적 반응을 가볍게 흘려버릴 때 짜증 나는 감정을 피할 수 있다”며 “상대의 말을 겉으로는 부정하지 않으면서 속으로는 흘려듣는 것이 잘난 척을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충고한다. 이때 상대의 잘난 척에 동조하는 듯한 반응은 잘난 척을 받아주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긍정도 부정도 아닌 모호한 반응을 보일 것을 강조한다. 

올해 추석에는 셀프 모니터링을 염두에 두고 상처받는 사람 없는 신명 나는 명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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