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1972
뮌헨 1972
  • 관리자
  • 승인 2006.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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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



바로 얼마 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kbs 용태영 기자가 무장단체에 납치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그가 하루 만에 풀려나면서 사건은 쉽게 해결됐지만, 이 일은 우리에게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뮌헨 1972』는 바로 그러한 역사의 중심에 있는 두 가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침으로써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문제작이다.

『뮌헨 1972』는 올 초 개봉한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과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1972년 검은 9월단의 뮌헨 올림픽 테러와 뒤이은 모사드의 보복테러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접근하는 방식은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개봉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스필버그의 영화는 이 테러 사건들을 특유의 가족주의적 시선으로 다룸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그에 반해 이 책은 실제 사건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노력한다. 영화에서 다루지 못했거나 왜곡한 이야기들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저널리즘적 시각이야말로 영화를 뛰어넘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저명한 군사문제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지금까지 암살사건의 존재 여부를 인정하지 않았던 모사드에 접근하여 베일에 싸여 있던 진실을 하나하나 밝혀낸다. 50명이 넘는 모사드 내부 인사들과 팔레스타인 측 관계자들의 심층 인터뷰에 성공한 저자는 풍부한 전문지식을 동원하여 이스라엘이 검은 9월단과 다른 테러조직을 대상으로 벌인 ‘그림자 전쟁’을 집중 조명한다. 특히 33년 만에 공개된 이스라엘의 뮌헨 테러 조사 보고서인 ‘코펠 보고서’, 테러리스트 와디 하다드 박사에 대한 초콜릿 독살 사건, 모사드 테러의 전략적 목적 등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지는 사실이다.
 
이 책의 미덕 가운데 하나는 논픽션임에도 잘 읽힌다는 데 있다. 딱딱하고 무거운 설명이 아니라, 소설과 같이 시간을 넘나드는 구성을 취하면서 생생하고 역동적인 문체로 테러사건들을 재연해낸다. 이를 통해 우리는 뮌헨 테러사건이 왜 전 세계 테러리즘의 역사에서 일대 전환점이 되는 사건으로 평가 받는지 알게 된다. 또한 왜 1972년 2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올림픽 보안비용이 2004년에는 10억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는지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다. 저자가 구성해놓은 사건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30년에 걸친 모사드 비밀테러의 전모와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중동 테러의 서막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론 j. 클라인 지음/ 문일윤 옮김/ 황금부엉이/ 324쪽/ 10,000원


독서신문 1402호 [200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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