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
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
  • 독서신문
  • 승인 2008.01.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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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받지 못해 작아진 여인
인스턴트식 사랑에 가하는 따가운 일침
▲ 모모 카포르의 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     © 독서신문
사랑이라는 것에 무게는 얼마나 될까? 어찌보면 세상에 둘도 없는 우문 같지만 ‘인스턴트 사랑’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요즘 세대들에게 사랑이라는 것은 예전에 비해 굉장히 쉬운 의미로 다가온다.

처음 씹을 때는 달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물이 빠져 입 안에서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껌을 뱉어내는 것처럼, 감정에 충실한 오늘 날의 청소년들에게는 사랑 또한 달콤할 땐 세상에 그 어떤 것도 눈 앞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불타오르지만, 사랑이 식었을 때는 타오르던 불꽃 또한 재도 남기지 않을듯이 꺼져버린다.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확연히 내릴 수 없지만 모모 카포르가 이야기하는 싸냐와 바냐의 이야기는 ‘쉬운 사랑’ 에 대한 반성을 느끼게끔 한다.

어느 날 저녁, 길 잃은 작은 별 하나가 태양계를 떠돌다 지구로 떨어진다. 작은 별은 베오그라드의 한 분만실에서 갓 태어난 ‘싸냐’라는 여자아이의 왼쪽 무릎에 박혀 까만 점으로 남고, 싸냐는 별의 운명을 고스란히 안게 된다. 싸냐는 또 다른 운명인 ‘바냐’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가 다른 여자들을 마음속에 품을 때마다 거짓말처럼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한다. 조금씩 작어지던 싸냐는 결국 바냐의 눈 앞에서 사라져 버린다.

사랑의 무게가 줄어들 때마다 점점 더 작아지는, 그러다 결국 사라져 버리고 마는 싸냐의 이야기는 ‘사랑을 수학 공식보다 쉽게 여기는’ 이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선사한다. 또한 ‘사랑은 손만 뻗치면 닿을 만큼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옳고 그른 사랑이라는 것은 없지만, 너무나 쉬운 사랑 보다는 보다 애뜻한 사랑을 나눈다면 보다 가치 있지 않을까? 어짜피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면 이런 저런 감정에 휘둘리면서 진정한 사랑을 아껴줄 시간을 소비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시간의 소요 속에서 내 진정한 사랑을 받을 대상이 싸냐처럼 사라질지도 모르니깐 말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내가 아껴줄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게 있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 된다.
 
내 왼쪽 무릎에 박힌 별
모모 카포르 글, 그림 / 김지향 옮김 / 푸른숲 펴냄 / 127쪽 / 8,500원
 
<권구현 기자> nove@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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