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in 평양, 관전 포인트는…
남북정상회담 in 평양, 관전 포인트는…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9.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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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남북 정상의 세 번째 만남이 시작됐다. 지난 4월과 5월 판문점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지 115일 만이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 이은 역대 세 번째 평양 정상회담이기도 하다.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핵화·평화 문제를 제외하고도 이번 정상회담은 ‘평양’에서 개최되는 것만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끈다. 베일에 싸여있는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북한의 참모습을 엿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정상회담의 시작부터 말로만 전해 들었던 북한의 이모저모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花童의 붉은 스카프는…
 

18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전용기를 타고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내렸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반갑게 맞았다. 여기까지는 올해 열린 두 정상회담과 비슷했다. 다른 점은 북한의 화동이었다. 초등학생 나이로 보이는 두 남녀 화동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게 특유의 팔꿈치를 꺾은 채로 손을 펴서 머리 위로 올리는 인사를 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북한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어김없이 아이들 어깨에 걸려 있는 붉은 스카프였다.

화동의 특이한 인사와 붉은 스카프는 해당 화동이 소년단원임을 나타낸다. 북한에서는 소학교 2학년(보통 만 8세)부터 누구나 소년단에 가입해야 한다. 우수한 학생일수록 입단 시기가 빠르며, 1차 가입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 2차 가입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 3차 가입일은 소년단 창립일인 6월 6일이다.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화동의 상의 왼쪽에 붙은 횃불 모양의 배지 역시 소년단원의 표시로, ‘항상 준비’라고 적혀있다.
 

평양 시민들은 다르다?
 

남북 정상 내외의 인사, 화동의 꽃다발 전달이 끝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우리 측 수행단,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측 인사들의 악수가 이어졌다. 이후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북한 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사열 이후 두 정상 내외를 맞이한 환영 인파는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흔드는 평양시민이었다.

평양시민들은 일반 북한 주민들과는 다소 다른 생활을 한다고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17세 이상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은 공민증을 발급받지만, 평양시민은 1997년부터 특별히 ‘평양시민증’을 발급받는다. 평양의 인구는 북한인구(약 2,500만명)의 10% 정도로, 이 비율은 북한이 인구 유입을 통제해 어느 정도 선에서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알려졌다.

북한 전문가들이나 탈북자들이 “평양은 북한이 아니다”라고 할 만큼 다른 도시 주민들과의 경제적 격차 역시 크다. 서의동 기자는 그의 책 『다음 세대를 위한 북한 안내서』 “사회주의권 붕괴로 경제가 위기에 처하면서 다른 지역 개발에 힘쓰지 못했던 탓”이라고 말했다.
 

19일 평양 관광?… 평양의 핫플레이스는?
 

현지 영상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함께 뒷좌석 지붕이 없는 벤츠 차량을 타고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18일 오후 3시 45분부터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1일차 정상회담에 돌입했으며, 19일에는 오전에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이다.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와 18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평양의 아동병원 등에 참관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특별 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은 리룡남 내각 부총리를 만났다.

19일 2일차 회담이 끝나고 두 정상은 평양의 주요 시설을 참관할 예정이다. 김정은이 조성을 지시한 ‘여명거리’나 ‘과학자거리’ 이외에도 평양에는 볼거리가 많다고 알려졌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대동강은 서울의 한강과 닮은꼴이지만, 건물들은 대부분 사회주의 건축양식을 하고 있으며, 각 건물의 공간배치는 상징성이 강하다. 대동강을 낀 평양의 중심부에는 북한의 국립중앙도서관 격인 인민대학습당과 170m에 달하는 주체사상탑, 김일성광장이 있다. 김일성광장은 서울로 치면 광화문으로, 주변에는 조선중앙역사박물관, 조선미술박물관, 외무성 청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배치돼 있다.

고구려의 도읍이자 고려시대 제2의 수도였으니 낙랑, 고구려의 고분군과 단군릉과 동명왕릉, 평양성, 선죽교, 을밀대 등 유적지도 많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는 문수물놀이장, 평양민속공원, 능라인민유원지, 곱등어관 등 문화·편의시설들도 생겼다.
 

달랐던 평양 정상회담의 시작, 그 결과도 다르기를…
 

이번 평양 정상회담의 시작은 이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와는 조금 달랐다. 북한 최고지도자 부부가 함께 공항에 나와 방북한 대한민국 대통령을 맞이한 것은 처음이었다. 사열과 함께 예포도 발사됐는데, 북한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위해 예포를 발사한 것 역시 처음이다. 환영 인파가 한반도기를 들고 환영한 것도 이례적이다. 2000년과 2007년 시민들은 붉은색, 분홍색 꽃술을 들고 우리 대통령을 맞았다.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자!’ 환영 인파 뒤로 터미널 벽면에 걸린 플래카드. 파란바탕에 흰 글씨로 대통령 이름이 적힌 것도 신선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의 평양 정상회담이 사실상 물거품이 돼버렸기에 이번 정상회담도 큰 기대를 안 한다는 말이 많지만, 이전과는 다른 북한의 모습에 기대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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