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우주를 설명한 책은 많지만 어려운 용어와 현실과 동떨어진 지루한 개념들만 나열한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실제 우주에 가본 사람, 동물, 물체 등의 다채로운 사진과 함께, 흥미로운 일화와 관련 소설, 신화 등을 소개해 우주여행을 ‘체감’할 수 있게 한다.
“뚜껑이 열리자마자 고양이가 튀어나왔다.”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에는 우주여행을 하기에 앞서 우주로 쏘아 올릴 탄도 발사체의 위험성을 테스트하는 데 고양이를 이용한다. 원래는 실험용 동물로 다람쥐도 고려됐는데, 실험을 준비하는 동안 고양이가 다람쥐를 잡아먹어버린다. 1960년대 초 프랑스에서는 실제로 로켓에 동물을 실어 우주로 발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14마리의 고양이 중에서 파리의 길고양이 ‘펠리세트’를 선택했다. ‘펠리세트’는 자신의 뇌 활동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전자장비와 자신의 뇌를 연결하는 약 열 시간에 걸친 긴 수술을 견뎌야 했다. ‘펠리세트’가 탄 로켓은 15분 동안 하늘로 올라갔고, 무사히 지구로 돌아왔다. ‘펠리세트’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유일한 우주 고양이다.
영화 ‘마션’에서는 주인공이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한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우주에서 자급자족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우주에서의 온실 재배와 수경재배, 유전자 조작을 통해 외계 환경에서도 거뜬히 기를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방법은 없다. 사진은 나사의 우주인 페기 왓슨이 만드 토르티야 치즈버거가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는 모습니다.
1957년 쏘아 올려진 스푸트니크 1호는 인간이 지구 저궤도로 진입한 첫 번째 인공 물체였다. 지금은 지구 저궤도에 온갖 인공 물체들이 많다. 스푸트니크 1호 이후 3,600개가 넘는 인공위성이 지구 저궤도에서 지구 주위를 돌고 있고, 그중 3분의 1은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주 쓰레기가 큰 문제가 돼가고 있다. 현재 미국의 우주 감시 네트워크는 1만 7,000개가 넘는 우주 물체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1976년 마셜우주비행센터는 디스코볼 모양의 레이저 지구역학 위성인 라지오스를 쏘아 올려 지구에서 쏜 레이저의 반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지구 대륙의 미세한 움직임을 측정하려 했다. 라지오스 위성은 단단한 알루미늄 껍질로 덮여 있었고, 표면에는 수많은 반사경이 붙어 있었다. 또 위성의 중심에는 단단한 실린더 형태의 관으로 구성된 심장을 품고 있었다. 칼 세이건은 800만년 후의 인류에게 라지오스가 얼마나 오랫동안 궤도에 존재하고 있었는지 알려주는 메시지를 전하고픈 마음에 라지오스를 타임캡슐 삼아 그 안에 넣을 동판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동판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지구의 대륙이 움직인 모습과 함께 이진법으로 표현한 1부터 10까지의 숫자가 담겨 있었다.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댈러스 캠벨 지음|책세성 펴냄|368쪽|1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