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왜 생명들은 역동적인 움직임보다 정적인 잠의 상태에 집중하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잠을 잘 때 우리 몸 안에서 생명을 향한 신비로운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우리의 생체 시계가 순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잠은 부동의 정적인 상태이지만, 사실은 회복과 창조를 향한 전력질주라 할 수 있습니다. 긴장하던 대뇌가 긴장을 낮추게 되고, 모든 신체 기능이 회복과 새로운 창조를 위한 최소의 역할만 담당하게 만듭니다. 맥박도 평소보다 10회 이상 떨어지게 되고 체온도 1도 정도 낮아지게 됩니다. 마치 컴퓨터가 절전 모드에서 에너지를 줄이고 디스크 조각을 모으고 바이러스 백신을 가동하는 것과 같이 잠을 잘 때 우리 몸의 간은 힘차게 가동되면서 면역 물질을 만들어 냅니다. 잠을 잘 때 인간은 회복되고 자라나고 새로워진다는 것입니다. <30-31쪽>
성인 남성이 하루에 만들어 내는 정자의 수는 2억개 정도 됩니다. 한 번 배출될 때 2억에서 3억개의 정자가 난자를 향해 나아갑니다. 이렇게 보면 '나'라고 하는 사람의 출생이 2억 분의 1의 확률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 보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리의 출생은 2억 분의 1이 아니라, 2조 분의 1의 확률이라 할 수 있습니다. <47쪽>
아기가 위험하지 않도록 엄마는 입덧을 하며 일체의 불순물이 들어오지 못하는 생체 반응을 나타냅니다. 아기와 하나로 공존하는 최적화된 생태 조건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첫 삼 개월 간 엄마는 그 어떤 약도 먹지를 않습니다. 잘못되면 신장에 이상이 생기거나 머리가 안 좋아지는 지카 바이러스 같은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약을 잘 못 써서 아기와 산모에게 문제를 일으킨 사례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1950년대 독일의 경우 탈리도 마이도라고 하는 입덧 방지약을 만들어 산모들에게 주었는데, 처음에는 효과가 좋아 보였습니다. 입덧이 멈추고 무엇을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출산을 해 보니 아기들이 하나같이 팔다리가 없었습니다. 살기 힘든 아이들을 출산한 것입니다. <57-58쪽>
『바디 바이블(Body Bible)』
이창우 지음 | 서우 펴냄|324쪽|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