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왜 한국인은 불행한데 프랑스인은 행복한가?
[작가의 말] 왜 한국인은 불행한데 프랑스인은 행복한가?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8.31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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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갈음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요즘 ‘행복’이 화두다. 그만큼 우리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파리에서 살 때 한 프랑스 친구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왜 한국인은 휴가를 와서도 즐거워하지 않고 모두 화를 내지?”

나는 귀국한 뒤 군 복무를 마치고 방송과 강연을 업으로 삼으면서 수많은 삶을 만났다. 그런데 활짝 웃으면서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사실 돌아보면 한국만큼 살기 편리한 곳도 세계에 드물다. 낙서 하나 없고 시간 잘 지키는 쾌적한 지하철,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와이파이와 LTE가 있고, 배가 출출할 때 주문만 하면 24시간 내내 치킨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나라에 살면서 왜 그렇게 화가 나 있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뉴욕의 지하철역에는 에어컨도 없고, 여기저기에 녹물이 죽죽 떨어진다. 파리에서는 계획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다. 걸핏하면 철도, 항공사가 파업을 한다. 어디 그뿐인가. 대부분의 시민은 임금의 절반을 월세로 지출하며 자기 집을 살 생각은 아예 못 한다. 비싼 집이어도 세탁기나 텔레비전 등을 놓을 공간도 없는 곳이 많다. 대기업 임원도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출퇴근한다.

그런데도 한국인이 더 불행해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다 돈 이야기다. 집값이 내려서, 일자리가 많아져서 더 많은 사람이 물질적으로 윤택한 생활을 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한다. 물론, 기회가 공정한 사회, 많은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사회가 개인에게 행복을 안겨준다는 보장은 없다. 꿈이란 것이 없어도, 월셋집에 살아도, 결혼하지 않고 아이도 없고 가족도 없는 사람도, 혼자 살면서 나이 들어도 행복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널찍한 고급 아파트에 온갖 편의시설을 갖추고 살아도, 자식들이 모두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다녀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행복은 경제력과 상관없는 하나의 노하우이기 때문이다.


■ 시크:하다
조승연 지음|와이즈베리 펴냄|216쪽|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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